수도권 소재 외고 재학생 10명 중 8명이 입학 전에 수학 선행학습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7명은 외고 진학 이후에도 사교육 없이는 공부를 잘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외고생 절반 이상이 학교 교육과정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와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은 5월 초부터 3주간 공동으로 실시한 ‘외고생 학습실태와 교육만족도 조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서울·경기지역 15개 외고에 재학 중인 영어반 1∼3학년 학생 1567명과 외고 현직 교사 8명이 참여했다.
◆“외고, 설립 목적 잃은 지 오래” =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학 선행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83.5%의 학생들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특히 입시에서 수학시험을 따로 보지 않았던 1학년 학생 대부분도 선행학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학습 참여비율을 학년별로 보면 1학년이 90.2%로 입시에서 수학시험을 치렀던 2학년(83.8%)과 3학년(77.4%)보다 높았다.
즉 입시와 상관없이 수학선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어학에 소질이 있는 학생이 입학해 어문계열로 진학하기 보다는 이른바 명문대 진학이 쉽다는 이유로 적성과 관계없이 진학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특목고 전문학원장은 “외고 졸업생의 진학 결과를 보면 상대, 법대 나아가 계열이 전혀 다른 의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절대적”이라며 “외고는 이미 설립 목적을 잃고 입시명문고로 전락한지 오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부분 외고도 의대, 한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이과 과목까지 심화학습을 시키고 있다”며 “이런 학생들이 외고 준비를 하면서 수학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당연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의존 관성 이어져 = 수학시험을 치르지 않는 외고 진학을 준비하면서도 사교육을 통해 수학 선행학습을 했던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는 입학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없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단 33.1%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에 반해 27.9%는 부정적으로 답했으며 38.8%는 ‘보통’이라는 소극적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성천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외고 입학 자체가 어릴 때부터 많은 사교육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입학을 해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관성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결과에는 교육과정과 교사의 실력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정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38.2%(매우 그렇다 9.2%, 그렇다 29%)에 그친데 반해 ‘보통’(35.1%), ‘그렇지 않다’(19.3%), ‘매우 그렇지 않다’(7.4%) 등 소극적이거나 부정적 응답은 61.8%나 됐다.
교사가 학원 강사보다 실력이 있냐는 질문에는 37.9%(매우 그렇다 12.4%, 그렇다 25.5%)만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
이에 반해 학교 다니는 것이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18.7%), ‘그렇다’(40%)등 긍정적 응답이 58.7%를 차지했다.
또 외고에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72.6%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교사 “명문대 스트레스 높다” = 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학생들의 입학동기, 학교 운영실태 등을 교사시각에서 측정하기 위한 고사 대상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됐다.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는 수도권 7개, 지방 1개 등 모두 8개 외고에 근무하는 교사 8명이 참여했다.
이 조사에서 8명 중 6명이 학생들의 외고 선호 이유를 ‘명문대 진학’때문이라고 봤다. ‘어학실력 때문’이라고 응답한 교사는 2명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 전원은 최대한 많은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5명은 압박감의 수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교사들은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어 질 높은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으나 공부 외적인 부분에서의 평가는 엇갈렸다. ‘경쟁의식보다는 협동의식이 더 많은가’라는 질문에 2명 만이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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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고생 절반 이상이 학교 교육과정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와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은 5월 초부터 3주간 공동으로 실시한 ‘외고생 학습실태와 교육만족도 조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서울·경기지역 15개 외고에 재학 중인 영어반 1∼3학년 학생 1567명과 외고 현직 교사 8명이 참여했다.
◆“외고, 설립 목적 잃은 지 오래” =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학 선행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83.5%의 학생들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특히 입시에서 수학시험을 따로 보지 않았던 1학년 학생 대부분도 선행학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학습 참여비율을 학년별로 보면 1학년이 90.2%로 입시에서 수학시험을 치렀던 2학년(83.8%)과 3학년(77.4%)보다 높았다.
즉 입시와 상관없이 수학선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어학에 소질이 있는 학생이 입학해 어문계열로 진학하기 보다는 이른바 명문대 진학이 쉽다는 이유로 적성과 관계없이 진학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특목고 전문학원장은 “외고 졸업생의 진학 결과를 보면 상대, 법대 나아가 계열이 전혀 다른 의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절대적”이라며 “외고는 이미 설립 목적을 잃고 입시명문고로 전락한지 오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부분 외고도 의대, 한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이과 과목까지 심화학습을 시키고 있다”며 “이런 학생들이 외고 준비를 하면서 수학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당연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의존 관성 이어져 = 수학시험을 치르지 않는 외고 진학을 준비하면서도 사교육을 통해 수학 선행학습을 했던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는 입학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없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단 33.1%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에 반해 27.9%는 부정적으로 답했으며 38.8%는 ‘보통’이라는 소극적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성천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외고 입학 자체가 어릴 때부터 많은 사교육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입학을 해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관성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결과에는 교육과정과 교사의 실력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정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38.2%(매우 그렇다 9.2%, 그렇다 29%)에 그친데 반해 ‘보통’(35.1%), ‘그렇지 않다’(19.3%), ‘매우 그렇지 않다’(7.4%) 등 소극적이거나 부정적 응답은 61.8%나 됐다.
교사가 학원 강사보다 실력이 있냐는 질문에는 37.9%(매우 그렇다 12.4%, 그렇다 25.5%)만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
이에 반해 학교 다니는 것이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18.7%), ‘그렇다’(40%)등 긍정적 응답이 58.7%를 차지했다.
또 외고에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72.6%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교사 “명문대 스트레스 높다” = 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학생들의 입학동기, 학교 운영실태 등을 교사시각에서 측정하기 위한 고사 대상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됐다.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는 수도권 7개, 지방 1개 등 모두 8개 외고에 근무하는 교사 8명이 참여했다.
이 조사에서 8명 중 6명이 학생들의 외고 선호 이유를 ‘명문대 진학’때문이라고 봤다. ‘어학실력 때문’이라고 응답한 교사는 2명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 전원은 최대한 많은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5명은 압박감의 수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교사들은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어 질 높은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으나 공부 외적인 부분에서의 평가는 엇갈렸다. ‘경쟁의식보다는 협동의식이 더 많은가’라는 질문에 2명 만이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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