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학원에서는 왜 이런 것에 대해 자꾸 써요? 다른 데서는 안 그러는데...”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아이들이 말하는 ‘이런 것’이라 함은 『나는 누구일까요』『나는 나를 사랑하는가』『살면서 가장 감사한 것』『내가 사랑받는 아이라고 느낄 때』『만약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세상으로부터 빌린 것』등 대략 이러한 글감들이다. 단순한 생활문이 아닌, 이런 주제로 글쓰기를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행복한 아이 = 자존감이 높은 아이
행복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자존감(self-esteem)은 자기 존경, 자기 존중, 자기 사랑의 의미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현실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차이가 적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또, 스스로 뭐든 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실제로 학업 성취도도 높다. 자존감의 요소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다음은 『내가 세상에 감사한 것들』이란 주제로 쓴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글이다.
~ (전략) 날 넘어트린 돌에게도 나는 감사한다. 다음번엔 함부로 뛰지 말라는 교훈과 아픔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는 용기, 일어나 다시 가면된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제보니 세상에 감사하는 것들은 내게 한 둘이 아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자신의 삶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온 아이라면, 그 아이의 앞으로의 삶은 직접 지켜보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글쓰기를 통한 자존감 느끼기
글쓰기는 숨겨진 자아를 발견하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소재로 글을 쓰더라도 늘 자기 자신과의 관련성을 되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며 솔직하게 써야한다. 글쓰기를 통해 삶의 변화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된 글쓰기 교육을 받은 것이다.
대회용 글은 이제 그만
대회를 나가고 상을 타야만 글을 잘 쓴다는 강박관념은 버려야 한다. 아이들을 글쓰기 선수로 키워서는 안된다. 글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더욱 잘 커가는 아이들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어린이 글쓰기의 목적이다.
현산학원
김세나 언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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