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갤러리가 가장 편안하게 소통하는 공간, 경계의 벽 허물어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청담동 일대에는 ‘강남형 갤러리’들의 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작품 감상보다는 콜렉터들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강남의 갤러리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잘 드러내면서도 편안한 문화 공간으로 다가가고자 꾸준히 노력 중이다. 특히 1층에 위치한 갤러리들은 윈도우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 일반인과의 소통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오픈 문화공간을 이용한 전시도 다양한 방법으로 친근감을 나타내고 있다.
윈도우갤러리로 경계의 벽 허물어
‘윈도우 갤러리’는 1층의 윈도우를 또 하나의 독립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마치 쇼 윈도우에서 옷이나 가방을 편하게 구경하고 마음에 들면 다음날 다시보고 들러서 구매 하는 것과 같다. 지난해 문을 연 갤러리현대 강남은 대표적으로 윈도우갤러리를 적극 활용하는 곳이다. 젊은 신진 작가들에게는 윈도우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일반인들에게는 굳이 갤러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작품을 감상 할 수 공생의 관계를 제공한다. 작은 공간이지만 기획 전시로 늘 새로운 작품이 걸리고, 작품에 대한 캡션도 간단히 붙어있어 단순한 디스플레이와는 차별화 된다. 무엇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발길을 머물게 함으로써 갤러리에 대한 경계심을 없애준다. 갤러리현대 강남 홍보팀 고희경씨는 “윈도우에 기획전시를 1달에 1~2회 정도 진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작가의 그림이나 조각 등을 감상할 수 있다”며 “작품 감상 후 갤러리에 직접 들어와 작가에 대해 문의하거나, 작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구매를 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전했다.
신사동에 있는 어반아트도 윈도우갤러리를 1년 동안 꾸준히 운영해 가로수길을 지나는 이들에게 미디어아트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어반아트는 전시공간이 2, 3층에 자리 잡고 있지만 2층에 돌출 창을 이용해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위치상 일반 회화 작품 보다는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전시하는데, 특히 밤에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어반아트 박명숙 대표는 “조그마한 윈도우를 이용해 능력 있는 작가들의 디지털아트를 꾸준히 소개함으로써, 전시공간도 알리고 일반인들에게는 갤러리와 더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의 투명화로 문턱 낮춰
1층의 윈도우 공간을 현재 기획전시의 프리뷰로 활용하거나, 내부공간을 편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다. 대표적인 곳이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1층에 위치한 오페라갤러리이다. 이곳은 이미 오픈 할 당시부터 고가의 유명 작품들을 밖에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명해졌다. 일반인들에게는 오히려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도 다양한 국내외 작가의 전시가 2달에 1~2회 정도 기획되고 있다. 오페라갤러리 차은영 큐레이터는 “한국 갤러리로는 최초로 삼면을 윈도우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기획전에 따라 전면 윈도우에 전시된 작품들은 매번 바뀌는데, 꼭 고가의 유명 작품만 뿐 아니라 국내작가나 저렴하면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유럽작가들의 작품도 다양하게 전시된다”고 전했다.
사간동 UNC갤러리가 얼마 전 청담동에도 문을 열었다. 1층 전면이 윈도우공간으로 되어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작품을 통해 현재 기획전시의 특성을 알리고, 윈도우에는 전시기간과 전시명을 표시해 외부와 쉽게 소통하고 있다. 눈에 띄는 그림과 밖에서도 훤히 보이는 내부 전시 공간 때문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UNC갤러리 유문화 실장은 “위압감이 느껴지는 갤러리에서 탈피해 마치 쇼핑을 하듯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투명하게 비친 전시공간을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픈 문화공간에서 예술 공유
강남의 새로운 공연장 코엑스아티움 건물 3층에 쌈지의 ‘착한가게’가 문을 열었다. 착한가게는 대중과 함께 문화예술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18개의 ''팩토리샵''으로 구성된 전시공간이다. 특히 착한가게 중 ‘매화점’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서 ‘뻥’ 오브제로 주목을 받은 윤남웅 작가의 전시공간이다. 이곳 매화점은 윤 작가가 직접 원두막 컨셉으로 내부를 구성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회화나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쌈지 홍보마케팅 이의선 팀장은 “주말에는 윤 작가가 직접 나와 쌈지다방에서 마, 더덕, 칡즙이나 차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거나 초상화를 그려주기도 해 작가와 일반인 사이에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원동 래미안 갤러리도 실내 전시공간에서는 전문작가의 작품이, 윈도우박스에서는 일반인들의 전시가 함께 진행된다. 특히 윈도우 박스 전시는 실내갤러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미성 리포터 miskim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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