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선 성악가 부럽지 않습니다”
압구정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실내과 건물이 있다. 그곳 1층에 있는 세실성악아카데미에서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저녁 무료 공개 성악레슨이 있다. 1999년 이래 10년간 계속되어온 이 강좌는 중앙대 신동호 교수가 성악을 사랑하는 일반인을 위해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시작된 세실성악아카데미 동호회는 열심히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하면서도 자주 연습의 기회가 없어 아쉬워하던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재 동호회원들은 2, 3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곳에서 만나 노래연습을 하면서 서로에게 애정 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아마추어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목요일 저녁 1층 연습실, 피아노 반주와 함께 노래를 하는 중년 남성회원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있다. 오페라 곡부터 우리의 가곡까지 다양하게 준비한 곡들을 회원들 앞에서 부르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피곤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세실성악아카데미 동호회는 40대부터 70대까지 노래를 사랑하는 남녀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0년 전 처음 마스터클래스 참석자부터 노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회원들까지, 직업도 사연도 다양하지만 성악에 대한 사랑은 한결같다. 마치 연주회 준비를 하는 전문성악가처럼 노래 한곡 한곡에 정성을 들이고, 반주자나 동료들의 의견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건축가이면서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국주(52)씨는 “매달 신 교수님으로부터 좋은 레슨을 받고 있지만 연습을 안 하면 레슨한 티가 나지 않는다. 동호회를 통해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만나 연습한 곡을 발표하고, 또 다음 곡을 연습하다보니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 “우린 모두 아마추어지만 열정은 성악가 못지않으며 정말로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첫 번째 목요일에는 마스터클래스를 수강하고, 2, 3주 목요일에는 일주일 동안 연습한 자신의 곡들을 반주에 맞춰 발표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열심히 목소리와 발음, 입모양 등을 다듬고 연습하면서, 매년 정기 발표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신 교수와 함께하는 1박 2일 캠프가 있는데, 이 캠프에 참석하려는 회원들의 의지가 대단하다. 황명규(50) 회원은 “캠프야말로 최고의 성악가에게 레슨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캠프에서는 30분 정도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데, 정말 무서울 정도로 호통도 치시고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단 하나, 노래가 너무 좋아
활동 동호회원은 20명이 넘지만 매주 연습 모임에는 10여명 정도가 참석한다. 노래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지만 동호회를 즐기는 갖가지 목적이 있다. 화가이면서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이상열(54)씨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마치 미술작품에서 느끼는 성취감을 노래에도 느껴보고 싶어 도전한 것이 성악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제 시작한 지 4년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을 만큼 열정적인 회원이다. 26년간 무대에서 노래를 한 박관식(56)씨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가곡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았다. 우연히 알고 참석한 뒤 2년째 열심히 가요의 티를 벗고 있다”고 말했다. 60대 후반인 김삼룡(67)씨는 “직장 은퇴 후 늙지 않으려고 시작했는데, 호흡과 발성 연습을 하다보면 늙을 틈이 없다. 차안은 나의 가장 편안한 연습 장소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20년 만에 노래를 처음 시작할 때는 성악도 일반 가요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할수록 가곡을 부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고 성악가들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세실성악아카데미에서 마스터클래스와 동호회 활동을 그동안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병원 공간을 기꺼이 제공해 준 세실내과 이광식 원장의 도움도 크다. 이 원장은 신 교수와 의기투합해 아카데미의 문을 연 실질적 운영자이기도 한데, 클래식의 대중화와 성악애호가들의 열정을 귀 기울인 이들 덕분에 지금도 많은 일반인들이 세실에 모여 노래를 즐기고 있다. 김종국(60) 회원은 “사실 가요를 부르고 배울 수 있는 곳은 우리 주변에서 많다. 하지만 일반인이 성악을 배우려고 하면 그 사정은 여의치 않다. 그래도 성악이 좋아 용기를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 얼굴에서는 행복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성 리포터 miskim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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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실내과 건물이 있다. 그곳 1층에 있는 세실성악아카데미에서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저녁 무료 공개 성악레슨이 있다. 1999년 이래 10년간 계속되어온 이 강좌는 중앙대 신동호 교수가 성악을 사랑하는 일반인을 위해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시작된 세실성악아카데미 동호회는 열심히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하면서도 자주 연습의 기회가 없어 아쉬워하던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재 동호회원들은 2, 3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곳에서 만나 노래연습을 하면서 서로에게 애정 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아마추어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목요일 저녁 1층 연습실, 피아노 반주와 함께 노래를 하는 중년 남성회원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있다. 오페라 곡부터 우리의 가곡까지 다양하게 준비한 곡들을 회원들 앞에서 부르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피곤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세실성악아카데미 동호회는 40대부터 70대까지 노래를 사랑하는 남녀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0년 전 처음 마스터클래스 참석자부터 노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회원들까지, 직업도 사연도 다양하지만 성악에 대한 사랑은 한결같다. 마치 연주회 준비를 하는 전문성악가처럼 노래 한곡 한곡에 정성을 들이고, 반주자나 동료들의 의견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건축가이면서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국주(52)씨는 “매달 신 교수님으로부터 좋은 레슨을 받고 있지만 연습을 안 하면 레슨한 티가 나지 않는다. 동호회를 통해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만나 연습한 곡을 발표하고, 또 다음 곡을 연습하다보니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 “우린 모두 아마추어지만 열정은 성악가 못지않으며 정말로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첫 번째 목요일에는 마스터클래스를 수강하고, 2, 3주 목요일에는 일주일 동안 연습한 자신의 곡들을 반주에 맞춰 발표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열심히 목소리와 발음, 입모양 등을 다듬고 연습하면서, 매년 정기 발표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신 교수와 함께하는 1박 2일 캠프가 있는데, 이 캠프에 참석하려는 회원들의 의지가 대단하다. 황명규(50) 회원은 “캠프야말로 최고의 성악가에게 레슨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캠프에서는 30분 정도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데, 정말 무서울 정도로 호통도 치시고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단 하나, 노래가 너무 좋아
활동 동호회원은 20명이 넘지만 매주 연습 모임에는 10여명 정도가 참석한다. 노래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지만 동호회를 즐기는 갖가지 목적이 있다. 화가이면서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이상열(54)씨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마치 미술작품에서 느끼는 성취감을 노래에도 느껴보고 싶어 도전한 것이 성악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제 시작한 지 4년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을 만큼 열정적인 회원이다. 26년간 무대에서 노래를 한 박관식(56)씨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가곡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았다. 우연히 알고 참석한 뒤 2년째 열심히 가요의 티를 벗고 있다”고 말했다. 60대 후반인 김삼룡(67)씨는 “직장 은퇴 후 늙지 않으려고 시작했는데, 호흡과 발성 연습을 하다보면 늙을 틈이 없다. 차안은 나의 가장 편안한 연습 장소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20년 만에 노래를 처음 시작할 때는 성악도 일반 가요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할수록 가곡을 부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고 성악가들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세실성악아카데미에서 마스터클래스와 동호회 활동을 그동안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병원 공간을 기꺼이 제공해 준 세실내과 이광식 원장의 도움도 크다. 이 원장은 신 교수와 의기투합해 아카데미의 문을 연 실질적 운영자이기도 한데, 클래식의 대중화와 성악애호가들의 열정을 귀 기울인 이들 덕분에 지금도 많은 일반인들이 세실에 모여 노래를 즐기고 있다. 김종국(60) 회원은 “사실 가요를 부르고 배울 수 있는 곳은 우리 주변에서 많다. 하지만 일반인이 성악을 배우려고 하면 그 사정은 여의치 않다. 그래도 성악이 좋아 용기를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 얼굴에서는 행복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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