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웨딩드레스 입고 청첩장은 재생용지 활용

젊은 부부의 환경사랑 결혼식

지역내일 2009-05-20
“지구를 생각하는 결혼, 당연한 거 아닌가요?”
한지로 만든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이 웨딩드레스는 예식 후에는 변형해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다. 신랑의 예복도 마찬가지다.
이뿐만이 아니다. 환경을 고려해 사용한 재생종이 청첩장에는 ‘화환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세요’ 같은 문구를 넣어 하객들에게 양해도 구했다. 피로연때 남은 음식은 푸드뱅크에 후원했고, 축의금 일부는 숲조성기금으로 내놨다. 올 가을에는 결혼으로 발생시킨 CO₂를 상쇄시킬 만큼의 나무도 심기로 약속했다.
지난 9일 김남홍(30) 선우영(29)씨 부부의 아주 특별한 결혼식 얘기다<사진>. 이들 부부는 결혼식을 치르면서 발생한 탄소를 상쇄시키기 위한 ‘러브그린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이런 결혼식을 준비했다.
신랑 김남홍씨는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을 정말 특별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러브그린 캠페인은 결혼으로 발생하는 CO₂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인 예식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결혼식 과정에서 발생한 CO₂를 흡수하기 위한 숲조성기금에 후원하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활동에 참여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자는 생활실천운동이다. 지난 2008년부터 생명의숲국민운동이 시작했다. 지금까지 11쌍이 참여했다.
김남홍 선우영 부부의 결혼식에 참여한 한 하객은 “수백명의 하객들이 두 사람의 새 출발을 아주 의미 있게 축하해 주는 것 같았다”며 “아직 미혼이라 나도 이런 결혼식을 치러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을 치르면서 발생하는 CO₂는 평균 8.9톤. 예식장 29㎏, 하객이동 5612㎏, 웨딩카 39㎏, 신혼여행 3224㎏ 등이다. 1톤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9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므로 이를 모두 흡수하려면 30년생 백합나무 80그루가 필요하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탄소나무측정기로 계산한 값이다.
생명의숲국민운동 조연환 상임공동대표는 “러브그린캠페인에 참여하는 부부들은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인 결혼식에서 CO₂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하며 환경을 돌아보게 된다”며 예비부부들의 참여를 기대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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