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지역내일 2009-05-18
‘정력’ 남자의 사회활동 좌우

하늘땅한의원 원장 장동민

모 방송프로그램을 녹화하던 때의 일이다. 하루는 한 스텝이 말을 거는데,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돌린 채로 뭐라 웅얼거린다. 재차 얘기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 일부러 빙 돌아가 얼굴을 쳐다보며 얘기를 하니, 그제야 하는 말이 들린다.
말인즉슨 신혼 초인데, 첫날밤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부부관계를 가져보지를 못했단다. 그럴 만도 하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는가. 이 스텝은 다행히 성기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심한 정신적 피로로 인한 장애였기 때문에 한약 2제 복용으로 금세 회복이 되었다. 웃긴 일은 그 다음이었다. 그 다음부터 녹화 컷이 끝나면 제일 크게 “좋아요!” 라고 외치는 사람이 바로 이 문제의 스텝이었다. 이렇게 남자는 부부관계가 어떠냐에 따라 사회생활 자체도 변화되는 경우가 많다.

달리기와 같을 순 없다
영양학적으로 볼 때는 부부관계 1회에 소모되는 손실양이, 400미터 달리기 한번 한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느끼는 정도는 달리기 정도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인체에서 가장 정미로운 물질을 ‘정(精)’이라고 부른다. 흔히 쌀로 밥을 지을 때 그 위에 떠도는 소위 엑기스 부분으로 비유를 많이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달리기처럼 단순히 육체적으로 땀과 단백질 성분이 빠져나간 정도로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과도한 성생활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또한 임상적으로 건강이 나쁘고 허약한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성기능도 떨어져 있게 마련이다. 그 만큼 성기능은 그 자체가 건강의 척도도 되는 것이다.
성기능 장애의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하다. 앞서의 예처럼 단순 스트레스인 경우도 있지만, 비뇨생식기능 자체가 떨어진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소위 정력을 강화시키는 처방을 응용해야 한다. 사실 전립선이나 기타 음경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요법을 응용하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한약 외에 뾰족한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정력에 좋다고 아무거나 먹으면 큰일 난다
성기능장애를 개선시키는 노력 중에 우리가 한 가지 꼭 주의해야 할 점은, 전문 한의사의 정확한 진료를 받지 않고, 주위 사람의 말에 현혹되어 아무 약이나 함부로 먹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흔히 알고 있는 ‘비아그라’와 같은 약의 경우에도 사망사고와 같은 부작용이 있으며, 한의학적으로도 정확한 변증 없이 함부로 아무 약재나 먹게 되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한약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을 받고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불의 계절이고 비뇨생식계통은 물의 속성을 지닌다고 보기에, 여름철의 성관계는 과히 권장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 옛 선조들이 여름에는 결혼시키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옛 선조들은 부부관계를 가질 때도 항상 시간과 장소를 법도에 맞추어서 건강을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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