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장돌뱅이 애환 시적으로 그려
한국문학 작품을 대표하는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이 연극으로 관객과 만난다.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는 이번 공연은 ‘한국문학작품3부작’을 무대화하는 작업 중 제 1탄이다. ‘봄 봄’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와 함께 시발점이라는데 의의가 깊다.
연극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의 아름다운 문체 맛을 살리기 위해 토씨 하나 빼놓지 않은 원문 그대로의 텍스트를 살렸고 특히 우리말의 서정성과 아름다움이라는 보석을 최대한 부각했다. 메밀꽃이 핀 달밤에 한 여인과 맺은 단 한번의 사랑을 회상하며 세상을 여행하는 장돌뱅이의 애환을 시적으로 그려 우리말의 미적 음율을 극대화했다.
단편소설의 장르적 성격을 그대로 받아들여 원문을 하나도 훼손하지 않고 서술문과 대사를 그대로 ‘무대언어’로 옮겼다. 시적 서정을 최대한 살려 한국문학의 연극적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며 우리말의 리듬성과 정서 역시 맛볼 수 있다. 책 속에서 발견하는 평면적 감상에서 벗어나, 무대 위에 살아 숨 쉬는 생생한 문학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미니멀한 무대와 역동적인 배우들의 움직임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이 작품만의 또다른 백미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한국 춤사위들과 서양 사교댄스의 안무는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춤을 추면서 관객을 즐겁게 하는 장면은 자칫 난해해지기 쉬운 문학작품의 실험성을 오히려 대중성을 확장하는데 기여하는 무대로 활용했다.
잊혀져가는 우리 문학의 재발견과 우리말의 리듬성, 서정적 아름다움을 새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공연이다.
문의 (02)3673-2003
한민자 리포터hmj64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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