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진보후보 단일화 견인 … ‘작은 후보 큰 정치’ 평가
민주당에게 울산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대구경북이나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적게는 15%, 많게는 30%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울산에서는 유독 약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벽에 가로막혀 활로를 뚫기도 힘든 상황이다.
4·29 재선거 울산 북구에 민주당이 후보를 낸다고 했을 때 정치권에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모두가 진보정당의 단일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민주당은 29살의 젊은 당직자 김태선 부대변인(사진)을 공천했다. ‘인천 부평을 단일화를 위한 포석’ 쯤이라고 가볍게 넘겨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인생’이 달린 일이었다.
“처음 민주당 지도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출마라니요…” 그때까지 출마라는 것을 생각해 본적 없었고, 6월 6일 결혼까지 앞두고 있어서 고민도 많았다. 울산 출신이긴 하지만 그것도 지역구가 다른 동구. 어머니에게 출마 사실을 털어놓자 “미쳤구나”라는 말로 되돌아 왔을 정도였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부평 단일화를 위한 카드일 뿐이다”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처음 시작하는 ‘내 정치’에 욕심도 났다. 후보명함 1만장이면 많이 돌렸다는 평가를 듣지만 악착같이 3만장까지 뿌렸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강행군이었지만 밤 10시 이후에는 빠지지 않고 술집까지 챙겼다. 주민들 사이에서 신선하고 패기가 넘친다는 말을 들을 때는 보람도 느꼈다. 얼굴이 까맣게 탔다는 ‘관심’에는 용기도 생겼다.
선거 과정을 통해 단일화 없이 이명박정부 심판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내려졌지만 가슴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출마한 후보 중에 누가 중도사퇴를 고민하겠나. 내가 건설자,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솔직히 완주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고 지지율도 낮았지만 내겐 모두 소중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 욕심에 목매고 개인적인 부분에 얽매여 대의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의 설명에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단일화촉구 공개서한과 김창현 후보 사무실 방문 과정에서 해프닝도 겪었지만 흔들림 없었던 것은 ‘반MB, 반한나라 연대’가 필요하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후보 사퇴 공식절차까지 마무리했고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선거판을 떠날 수 없는 그에게 인천 부평을은 또다른 고민이다. 한나라당과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민주당에게는 민주노동당 후보의 사퇴와 지지선언이 천군만마나 마찬가지인 셈. 김응호 민주노동당 후보를 만나 단일화를 촉구해 볼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김창현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다음 말을 반드시 기사에 실어달라고 강조했다.
“김응호 후보는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가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길, 내 승리가 아니라 우리의 승리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되물어 보기를 기대한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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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게 울산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대구경북이나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적게는 15%, 많게는 30%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울산에서는 유독 약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벽에 가로막혀 활로를 뚫기도 힘든 상황이다.
4·29 재선거 울산 북구에 민주당이 후보를 낸다고 했을 때 정치권에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모두가 진보정당의 단일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민주당은 29살의 젊은 당직자 김태선 부대변인(사진)을 공천했다. ‘인천 부평을 단일화를 위한 포석’ 쯤이라고 가볍게 넘겨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인생’이 달린 일이었다.
“처음 민주당 지도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출마라니요…” 그때까지 출마라는 것을 생각해 본적 없었고, 6월 6일 결혼까지 앞두고 있어서 고민도 많았다. 울산 출신이긴 하지만 그것도 지역구가 다른 동구. 어머니에게 출마 사실을 털어놓자 “미쳤구나”라는 말로 되돌아 왔을 정도였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부평 단일화를 위한 카드일 뿐이다”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처음 시작하는 ‘내 정치’에 욕심도 났다. 후보명함 1만장이면 많이 돌렸다는 평가를 듣지만 악착같이 3만장까지 뿌렸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강행군이었지만 밤 10시 이후에는 빠지지 않고 술집까지 챙겼다. 주민들 사이에서 신선하고 패기가 넘친다는 말을 들을 때는 보람도 느꼈다. 얼굴이 까맣게 탔다는 ‘관심’에는 용기도 생겼다.
선거 과정을 통해 단일화 없이 이명박정부 심판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내려졌지만 가슴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출마한 후보 중에 누가 중도사퇴를 고민하겠나. 내가 건설자,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솔직히 완주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고 지지율도 낮았지만 내겐 모두 소중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 욕심에 목매고 개인적인 부분에 얽매여 대의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의 설명에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단일화촉구 공개서한과 김창현 후보 사무실 방문 과정에서 해프닝도 겪었지만 흔들림 없었던 것은 ‘반MB, 반한나라 연대’가 필요하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후보 사퇴 공식절차까지 마무리했고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선거판을 떠날 수 없는 그에게 인천 부평을은 또다른 고민이다. 한나라당과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민주당에게는 민주노동당 후보의 사퇴와 지지선언이 천군만마나 마찬가지인 셈. 김응호 민주노동당 후보를 만나 단일화를 촉구해 볼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김창현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다음 말을 반드시 기사에 실어달라고 강조했다.
“김응호 후보는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가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길, 내 승리가 아니라 우리의 승리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되물어 보기를 기대한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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