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위로하고 도움을 주며 살아간다면 그래도 살만한 세상입니다.”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은 양영순(여·55·지체1급)씨는 20일 “이렇게 좋은 날은 없다”며 내일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4~5년전부터 ‘길벗’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어 매달 지체장애인 요양시설을 방문해 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책도 읽어주고 같이 노래도 불러주고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직업이 옷 수선인 양씨는 천 조각과 단추를 가져와 장애인들과 꾸미기 작업을 하기도 한다.
양씨는 17살때부터 옷 수선일을 하며 생활했다. 그는 생후 9개월 소아마비로 잘 걷지 못했다. 차츰 상태가 호전돼 목발 없이도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결혼을 해 남매를 업어 키우면서 약한 허리와 인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지금은 휠체어 없이는 이동할 수가 없다.
성격이 낙천적이라고 소개한 양씨는 “자신보다 어려고 힘든 사람을 보며 서로 위로하고 다른 사람이 못하는 일은 내가 하고 내가 못하는 일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으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가톨릭 사제 서품을 받은 박민서(41·청각2급) 신부. 그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손말(수화)로 사랑을 전하고 있다.
20일 제2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정부는 양영순씨와 박 신부를 비롯 장애인 5명이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메달과 증서, 상금 1000만원을 각각 받는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전재희 복지부장관과 장애인, 장애계 인상 등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고 이날 밝혔다.
또한 지체장애 1급 장애인 변호사 송영욱(72)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는 등 모두 10명의 유공자가 훈·포장을 받았다.
탤런트 정선경씨는 지난 2002년부터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홍보대사로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날 올해의 장애인으로 선정된 이들을 보면 사회복지법인 소망공동체 시설장 정상용(48·지체1급)씨는 사지마비로 장애정도가 심한 상태이다. 그는 장애인 생활시설인 소망공동체에서 생활하며 지역주민들과 코스모스길 가꾸기 등 지역주민과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사렛대 음악목회학과 이상재 교수(42·시각1급)는 악보를 볼 수 없어서 모든 악보를 외워서 연습한 끝에 음대교수가 됐다. 미국 3대 음대인 피바디음대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손가락 10개가 절단된 김홍빈(45·지체장애) 네파 홍보이사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장애인 등반가로 유명하다. 손가락이 없어 고봉 등반가로서는 최악의 조건임에도 의지와 끈기로 최고봉을 완등해 장애인의 힘을 보여줬다.
제주도에서 옷 수선가게를 운영하는 양영순씨는 휠체어가 아니면 이동이 불가능하다. 그는 제주도내 장애인 배드민턴대회와 팔씨름대회에 출전하는 등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길벗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한편 올해의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문턱은 낮게, 시선은 같게, 사랑은 높게’이다. ‘문턱’은 ‘이동불편’을, ‘시선’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사랑’은 ‘함께 사는 모두를 위한 행복’을 상징한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은 양영순(여·55·지체1급)씨는 20일 “이렇게 좋은 날은 없다”며 내일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4~5년전부터 ‘길벗’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어 매달 지체장애인 요양시설을 방문해 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책도 읽어주고 같이 노래도 불러주고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직업이 옷 수선인 양씨는 천 조각과 단추를 가져와 장애인들과 꾸미기 작업을 하기도 한다.
양씨는 17살때부터 옷 수선일을 하며 생활했다. 그는 생후 9개월 소아마비로 잘 걷지 못했다. 차츰 상태가 호전돼 목발 없이도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결혼을 해 남매를 업어 키우면서 약한 허리와 인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지금은 휠체어 없이는 이동할 수가 없다.
성격이 낙천적이라고 소개한 양씨는 “자신보다 어려고 힘든 사람을 보며 서로 위로하고 다른 사람이 못하는 일은 내가 하고 내가 못하는 일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으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가톨릭 사제 서품을 받은 박민서(41·청각2급) 신부. 그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손말(수화)로 사랑을 전하고 있다.
20일 제2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정부는 양영순씨와 박 신부를 비롯 장애인 5명이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메달과 증서, 상금 1000만원을 각각 받는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전재희 복지부장관과 장애인, 장애계 인상 등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고 이날 밝혔다.
또한 지체장애 1급 장애인 변호사 송영욱(72)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는 등 모두 10명의 유공자가 훈·포장을 받았다.
탤런트 정선경씨는 지난 2002년부터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홍보대사로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날 올해의 장애인으로 선정된 이들을 보면 사회복지법인 소망공동체 시설장 정상용(48·지체1급)씨는 사지마비로 장애정도가 심한 상태이다. 그는 장애인 생활시설인 소망공동체에서 생활하며 지역주민들과 코스모스길 가꾸기 등 지역주민과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사렛대 음악목회학과 이상재 교수(42·시각1급)는 악보를 볼 수 없어서 모든 악보를 외워서 연습한 끝에 음대교수가 됐다. 미국 3대 음대인 피바디음대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손가락 10개가 절단된 김홍빈(45·지체장애) 네파 홍보이사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장애인 등반가로 유명하다. 손가락이 없어 고봉 등반가로서는 최악의 조건임에도 의지와 끈기로 최고봉을 완등해 장애인의 힘을 보여줬다.
제주도에서 옷 수선가게를 운영하는 양영순씨는 휠체어가 아니면 이동이 불가능하다. 그는 제주도내 장애인 배드민턴대회와 팔씨름대회에 출전하는 등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길벗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한편 올해의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문턱은 낮게, 시선은 같게, 사랑은 높게’이다. ‘문턱’은 ‘이동불편’을, ‘시선’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사랑’은 ‘함께 사는 모두를 위한 행복’을 상징한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