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아뜰리에’ 문을 열자 가득히 밀려오는 커피향이 방문자를 환영한다. 2월 28일,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지난 정모는 회원들이 가져온 물건들로 연 벼룩시장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각종 요리기구들과 일상 용품들이 가득하다. 인기 있는 물건은 사천만의 공정 게임인 ‘가위 바위 보’로 낙찰자를 정한다. 낙찰된 사람의 환호와 떨어진 사람의 슬픈 비명이 분위기를 더욱 북돋운다.
이번 정모는 12명이 모여 평소 요리모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보았다. 벼룩시장이 끝나자 상지영서대 교수 전윤선(42)씨가 만든 스노우 볼 쿠키와 무화과 파이가 커피 메이트로 등장한다. ‘우와~’ 회원들은 하얀 슈가 가루에 굴린 스노우 볼 쿠키를 하나씩 입에 넣고, 입주위에 흰 가루가 묻든 말든 마냥 즐겁다. 달콤~한 쿠키 맛에 너무 행복한 티타임이다. 이런 것도 집에서 만들 수 있다니!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 나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저는 누룽지 기계 샀어요”
은샘이네 초보요리는 주부들 모임답게 아주 실용적이고 실속 있다. 원주팀 방장 이현주(잠꾸러기·38)씨는 “이번 벼룩시장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가을에 한 번 더 할 예정입니다”고 했다. 한살림 소모임 강좌 강사이기도 한 이현주씨는 은샘이네 초보요리 원주·횡성방을 꼼꼼히 관리하는 모임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넘치는 방장이다. 방장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에도 그 동안 올린 요리정보들과 활동을 비롯하여 맛집 정보들이 가득하다.
슈가크레프트를 하는 연부희(모니카·46)씨는 머리핀과 지갑을 내어 놓고, 누룽지 기계와 쿠키통을 샀다. 이선영(허니사랑·36)씨는 누룽지 기계와 가죽가방을 내어 놓았고, 한방 파스와 비염 연고를 샀다. 가격은 3천~1만원. 저렴한 가격에 다들 만족스런 표정이다.
원주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선영씨는 “원주에 관한 정보와 요리, 육아 정보를 알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모임을 자랑한다.
평범한 요리는 거부한다.
그 위에 색깔 있는 국수를 보기 좋게 삶아 올리고 새우를 올리브유에 볶아 올린다.
은샘이네 초보요리 원주 횡성방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평범한 재료로 근사한 초대 요리를 만드는 것을 주로 한다. 꼭 마술을 한 듯 탈바꿈하는 재료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번과 같이 벼룩시장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요리 강좌를 하는 등 모임에 정해진 룰은 없다. 다만 회원들과 협의하여 가장 필요하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이 원주 횡성 방의 특징이다. 3월과 4월에는 특별히 베이킹과 슈가 크레프트를 잘하는 회원이 강의를 하는 형식으로 정모를 할 예정이다. 슈가 크레프트는 좀 생소 하지만 흔히 케익 위에 장식된 먹을 수 있는 인형이나 꽃 등을 말한다.
은샘이네 초보요리 원주 횡성방 정모에서는 주로 예쁜 것을 좋아 하고 입이 짧은 요즘 아이들 간식이나, 초대요리 등을 만들어 보고 그 품평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 모임 형태이다. 회원들 중에는 요리에 대한 관심만 많은 왕초보도 있지만 관광음료과 교수, 베이킹 강사, 요리 강좌를 하는 회원들도 있어 초보요리라고 하기엔 수준이 높다. 멋있는 요리들을 보고 감탄사를 남발하고 있는 옆에서 “왕초보도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어요” 라며 모니카씨가 웃으면서 용기를 북돋워 준다.
포트락 파티
은샘이네 초보요리에서는 ‘포트락 파티’로 회원들의 각종 축하 파티를 한다. 포트락 파티는 참여 인원 각자가 요리를 하나씩 해오는 부담 없고 실용적이면서도 화려한 파티이다. 얼마 전 남편의 직장 관계로 인천으로 가게 된 회원의 송별회를 포트락 파티로 하였다. 몇몇 회원들이 해 온 근사한 요리들로 갑작스레 결정되어 열린 파티였지만, 그 동안 쌓인 추억만큼 화려하고 멋진 송별 파티였다. 이 파티는 경제적인 면을 높이 평가 받아 지난 달 27일에는 GTV ‘6mm TV 나왔다’에서 촬영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평범한 재료들이 또 어떤 요리로 변신할까? 삼월 마지막 주의 정모를 상상만 해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은샘이네 초보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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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리포터 mechom@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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