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납부도 환급도 ‘주민 중심’

지역내일 2009-04-14
지방세 납부도 환급도 ‘주민 중심’
동작구 고액체납 신용불량자 구제
서초구 주소지 추적, 과오납금 환급

‘세금보다 주민이 우선’ 서울 구청들이 지방세 제도를 주민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운용해 눈길을 끈다. 동작구는 고액세금 체납으로 인한 신용불량자 회복에 나섰고 서초구는 주민이 더 낸 세금을 바뀐 주소지까지 찾아가 돌려주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가내수공업을 하던 박 모(38)씨는 최근 자금사정 악화로 회사를 정리했다. 그동안 밀린 지방세만 860만원. 은행연합회에 신용불량자로 등재돼 정상적인 경제활동은 물론 생계까지 어렵게 됐다.
박씨에게 구제의 길이 열렸다. 동작구에서 지방세 체납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을 대상으로 신용회복 지원에 나섰다. 세금체납을 이유로 은행연합회에 신용불량으로 등록된 주민 가운데 세금을 낼 의지가 있는 경우 신용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 따라 박씨는 2014년까지 5년에 걸쳐 매달 14만여원을 내겠다는 분납 계획서를 제출,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탈출’했다. 세금 590여만원을 체납한 김 모(43·상도동)씨 역시 매달 9만여원을 납부하겠다는 계획서를 내고 신용회복 혜택을 받았다. 현재까지 박씨와 김씨처럼 혜택을 받은 체납자는 모두 23명이다.
구는 올 초부터 세금체납 신용불량자 680명을 대상으로 신용불량 등록해제신청을 받았다. 세금을 1년 이상 내지 못하고 금액도 500만원 이상 고액인 경우다. 체납자가 경제적 여건에 따라 최대 5년 안에 체납세금을 완납한다는 분납계획서를 내면 즉시 신용불량 해제조치를 취한다. 구청 방문이 어려운 체납자는 팩스나 우편으로도 신용불량 등록 해제 신청을 살 수 있다.
김우중 동작구청장은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취업이나 사업 심지어 결혼조차 어려워진다”며 “체납자 신용회복을 돕는 한편 취업상담센터에서 일자리를 알선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최근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한 주민을 추적, 미환급 지방세를 돌려줬다. 경제위기와 신병악화로 기업을 정리하고 시골에서 요양 중이던 ㅂ씨가 돌려받은 세금은 3700만원. 구에 따르면 그는 자녀 학비와 치료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상태였다.
홍영복 서초구 세무2과장은 “개인적 사정으로 주소지와 사는 곳이 다른 납세자는 ㅂ씨처럼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방세 과·오납금을 찾아가지 않는 개개인의 연락처를 적극적으로 파악, 과·오납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초구에 지방세를 더 내거나 이중납부한 경우는 모두 5만4000여건, 274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4월 현재까지 찾아가지 않은 미환급액은 6000여건 8억원 가량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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