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전쟁 왜 시작됐나

한정된 시장 놓고 점유율 경쟁 치열

지역내일 2001-07-10 (수정 2001-07-11 오후 4:29:13)
두산과 진로사이에 ‘녹차 함유량’ 공방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소주 시장 점유률을 확대하기 위해 업체간 경쟁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시장 부동의 1위 브랜드인 진로 ‘참진 이슬로’의 독주를 막기 위한 두산 ‘산’의 공세는 비수기인 여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두산 ‘산’의 시장 점유율은 10%에 육박 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탄력이 붙고 있다. 출시된 지 1년도 안된 제품이 이 같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대폭적인 주류세 인상으로 판매량이 18.5% 감소하자 소주업체들은 올해 순한 소주를 대대적으로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소주 가격의 인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주종간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장을 지키기 위한 업체들의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대한주류공업협회가 발표한 5얼 국내 소주사별 판매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7% 정도 성장했다. 올해 국내 소주시장 규모는 1조원(순매출액 기준:세금제외) 정도로 전국에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10개의 소주 생산업체가 있다. 진로가 51% 정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진로는 올해 국내외 시장에 1조원의 제품을 판매 할 계획이다. 두산은 올해 150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 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 하기위해선 수도권 시장에서 판가름이 난다. 두 업체간 마케팅이 이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소주는 지역연고주의 판매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서울·경기지역에서 시장점유률을 높혀야 하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전국을 대상으로 소주를 판매할 수 있으나 유통 구조의 특이성으로 지역 연고주의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른 업체의 시장을 빼앗아와야 함을 의미한다.
◇소주 시장 동향 =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자들의 음용 추세가 부드러운면서도 건강을 고려하는 경향으로 바꿨다. 지방소주사인 부산 대선주조가 22도짜리 ‘시원 소주’를 출시하면서 소주 시장의 주류는 22도로 완전 전환했다. 소주 시장의 절대 강자인 진로도 ‘참이슬’을 22도로 바꿨고 두산도 지난 1월 ‘산’을 22도로 출시했다.
이 시장을 놓고 업체간 마케팅이 치열해 지고 있다. 이중 주류왕국의 복원을 꿈꾸고 있는 두산이 시장 확대를 위해 가장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두산은 올해 산 소주 1500만 상자(1상자 360㎖ 30병)를 판매, 최소 15%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진로는 1위 독주를 자신하면서도 수성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진로는 E마트·까르푸·LG마트 등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구매 비중이 가장 큰 판매대에 22도짜리 참이슬을 집중적 진열하고 있다. 또 수도권 도매상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무료 시음회 및 사은품 행사 등도 실시하고 있다.
◇왜 소주 논쟁이 일어났나= 주류공업협회가 매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월별 판매량에 따르면 두산의 ‘산’은 일반 증류수로 분류돼 있다. 주세법에는 7가지 성분만을 함유한 제품만을 소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로는 두산이 출시한 제품은 소주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사소주라는 것이다. 세계 130개 국민들이 즐기는 소주의 맛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소주는 우리 나라가 종주국이기 때문에 소주 고유의 맛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내는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두산의 선방을 두려워하는 입장이 크다. 지난 98년부터 화의상태인 진로는 두산만큼 물량 공세를 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모기업의 부도로 1조원의 부채를 떠 안게 된 진로는 지난해 1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서도 1400억원을 금융비용으로 충당해야 했다. 올해부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할 입장이다. 이에따라 진로는 수세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반해 두산은 진로에 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올 연말까지 시장점유율을 15%까지 확대 할 계획이다. 주류 왕국 재현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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