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건강 더 챙긴다

지역내일 2009-03-10
대형병원 건강검진 일주일 전 예약해야
소득 상관없이 의료보건비 지출도 꾸준

#신 모(여 35)씨는 얼마 전 어머니의 건강검진 날짜에 맞춰 휴가를 냈다. 60대인 어머니가 검진 받는 것을 보조하기 위해서였다. 100만원 정도의 검진비용이 들었지만 큰 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꺼이 접수했다. 신씨는 “친구 부모님이 검진을 받고 암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을 보고 필요성을 느꼈다”며 “연세가 많아질수록 성인병에 노출되기 쉬운데 미리 병을 발견하고 관리하기 위해 검진을 권해드렸다”고 전했다.

#김 모(여 31)씨는 얼마 전 몸이 불편한 곳이 있어 병원에 필요한 부분만 진단하는 정밀검진을 신청해 검사를 받았다. 괜히 미심쩍은데도 참고 있기보다는 조기에 알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검진비용이 아깝다고 미루다가 정작 간단한 수술로 해결할 일이 큰 수술이 돼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검진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의료비라도 아끼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건강검진을 받는 환자는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서울 시내 주요 병원 건강검진센터엔 예약이 넘쳐나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할 판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매일 260~280명의 정해진 인원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 이미 포화 상태라 예약 날짜를 받으려면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개별 검진이 아닌 직장인 단체 검진을 주로 하는 백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백병원 관계자는 “종합검진을 받는 직장인들의 수는 큰 변동이 없으며 지금도 꾸준히 예약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직장에서 단체로 검진을 받는 것 외에 개별적으로 접수를 많이 하는 경우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경우가 있다. 실제로 몇몇 검진센터들은 예비부부를 위한 별도의 검진코스를 마련해놓고 있다. 최저 40만원대에서 100만원 정도의 종합검진비용이 드는 종합병원의 건강검진 외에도 20~30만원 대의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검진을 하는 검진센터들도 예약 환자가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8년 도시근로자가구 소득5분위별 월평균 의료보건비용 지출비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소득별 구분 없이 모든 계층에서 의료보건비 지출은 꾸준히 늘어 건강에 대한 관심은 소득과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불황이라고 해서 건강관리를 등한시한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건강에 대한 관심은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다만 가정형편이 빠듯한 환자의 경우 조금 더 저렴하고 알뜰한 검진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려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박소원 범현주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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