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은 확실히 어렵다. 두 세 가지의 선으로만 표현한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미술 전반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 역시 미술도 예외는 아니다. 미술에 대한 지식도, 지식을 얻을 시간도 없다면 필요한 것은 적극성이 아닐까?
전시회에서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직접 작가를 만나 작품의 의도를 묻자. 작품마다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려 노력한다면 미술작품을 접하는 색다른 재미를 비로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술과 친숙해지는 쉬운 방법은 미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미술가의 작품을 삶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작품의 의도와 표현욕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음에 소개하는 두편의 영화는 고호와 피카소의 생애를 주제로 하고 있다. 영화를 감상하며 고호의 광기와 피카소의 창작열을 느껴보자.
<빈센트>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이 영화는 불꽃같은 정렬과 격렬한 필치로 한 시대를 살아간 한 화가의 예술적이고 인간적인 삶의 양면을 다룬 한 폭의 유화 같은 영화이다.
자신이 소속된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좌절과 고통 속의 삶을 살다간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호. 그리고 그의 곁에서 그를 유일하게 걱정해주며 돌보아 준 친동생이자 후원자인 테오. 이 광기어린 화가의 인간적인 삶과 테오의 애정은 혈육의 의무를 넘어선 똑같은 무게로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즐거워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고호도 역시 테오와 고갱을 향해 드러나지 않는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는데, 권총자살도 동생 테오의 불행이 간접적 원인으로 제시되었을 정도이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맑은 숲과 태양과 바다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해바라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우애를 넘어선 눈부신 사랑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영화이다.
<피카소>
1943년, 60대에 접어든 파블로 피카소는 20세기 미술의 거목이라는 칭호를 받는 위치에 선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파블로 피카소의 생애와 예술, 그리고 그의 여성편력을 집요하게 추적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의 도입부는 60세의 피카소를 만난 23세의 여성 프랑소와즈의 나레이션으로 전개된다. 1971년 결혼한 올가에서 마리, 도라, 프랑소와즈, 자클린까지 이어지는 여성편력에서 피카소는 그 여자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는 입체주의를 시도했고 조각에서 도자기까지 긴 세월동안 끊이지 않는 창작열로 작업했던 피카소의 천재성이나 예술 혼보다는 여성들의 삶을 망치는, 그 자신은 백만장자이면서도 프랑소와즈에게는 돈 한푼 주지 않는 까다로운 할아버지의 모습만이 강조되었다. 피카소는 화가 중에서는 드물게 살아생전 부와 명성과 장수를 누렸다. 청색시대, 장밋빛 시대를 거치면서 공통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다양한 성향의 작품을 했던 그는 75년 이상 이르는 시간동안 회화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재료를 사용하는 조각, 프린트, 도자기 등을 작업하기도 했다.
위에서 소개한 영화 속의 두 작가의 생애를 들여다보았다고 해서 갑자기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고호나 피카소 작품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작렬하는 태양 앞에 고개를 숙여버린 해바라기를 보면 고호의 열정적인 해바라기가 생각난다. 신발장의 낡은 구두를 닦을 때면 고호가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았을 농부의 그 구두가 떠오른다. 아기가 첫 걸음을 떼었을 때 피카소의 '첫 걸음마'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19세기의 고호를 동시대인으로 느끼게 하는 것, 생활 속의 경험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미술의 힘이다.
유수영 리포터
babysea@hananet.net
피카소>빈센트>
전시회에서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직접 작가를 만나 작품의 의도를 묻자. 작품마다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려 노력한다면 미술작품을 접하는 색다른 재미를 비로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술과 친숙해지는 쉬운 방법은 미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미술가의 작품을 삶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작품의 의도와 표현욕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음에 소개하는 두편의 영화는 고호와 피카소의 생애를 주제로 하고 있다. 영화를 감상하며 고호의 광기와 피카소의 창작열을 느껴보자.
<빈센트>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이 영화는 불꽃같은 정렬과 격렬한 필치로 한 시대를 살아간 한 화가의 예술적이고 인간적인 삶의 양면을 다룬 한 폭의 유화 같은 영화이다.
자신이 소속된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좌절과 고통 속의 삶을 살다간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호. 그리고 그의 곁에서 그를 유일하게 걱정해주며 돌보아 준 친동생이자 후원자인 테오. 이 광기어린 화가의 인간적인 삶과 테오의 애정은 혈육의 의무를 넘어선 똑같은 무게로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즐거워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고호도 역시 테오와 고갱을 향해 드러나지 않는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는데, 권총자살도 동생 테오의 불행이 간접적 원인으로 제시되었을 정도이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맑은 숲과 태양과 바다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해바라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우애를 넘어선 눈부신 사랑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영화이다.
<피카소>
1943년, 60대에 접어든 파블로 피카소는 20세기 미술의 거목이라는 칭호를 받는 위치에 선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파블로 피카소의 생애와 예술, 그리고 그의 여성편력을 집요하게 추적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의 도입부는 60세의 피카소를 만난 23세의 여성 프랑소와즈의 나레이션으로 전개된다. 1971년 결혼한 올가에서 마리, 도라, 프랑소와즈, 자클린까지 이어지는 여성편력에서 피카소는 그 여자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는 입체주의를 시도했고 조각에서 도자기까지 긴 세월동안 끊이지 않는 창작열로 작업했던 피카소의 천재성이나 예술 혼보다는 여성들의 삶을 망치는, 그 자신은 백만장자이면서도 프랑소와즈에게는 돈 한푼 주지 않는 까다로운 할아버지의 모습만이 강조되었다. 피카소는 화가 중에서는 드물게 살아생전 부와 명성과 장수를 누렸다. 청색시대, 장밋빛 시대를 거치면서 공통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다양한 성향의 작품을 했던 그는 75년 이상 이르는 시간동안 회화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재료를 사용하는 조각, 프린트, 도자기 등을 작업하기도 했다.
위에서 소개한 영화 속의 두 작가의 생애를 들여다보았다고 해서 갑자기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고호나 피카소 작품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작렬하는 태양 앞에 고개를 숙여버린 해바라기를 보면 고호의 열정적인 해바라기가 생각난다. 신발장의 낡은 구두를 닦을 때면 고호가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았을 농부의 그 구두가 떠오른다. 아기가 첫 걸음을 떼었을 때 피카소의 '첫 걸음마'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19세기의 고호를 동시대인으로 느끼게 하는 것, 생활 속의 경험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미술의 힘이다.
유수영 리포터
babysea@hananet.net
피카소>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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