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코레일 부기관사 김동욱
“나이 마흔의 막내생활도 즐거워요”
11년 농협 직원에서 철도기관사로 변신
코레일 서울기관차승무사무소에 근무하는 김동욱씨는 43세의 나이지만 아직도 막내를 못 벗어나는 4년차 부기관사다.
그는 39세가 되던 2005년 코레일 운전직에 합격했다. 당시 코레일이 마지막으로 운전직을 뽑았기 때문에 43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 최연장자 막내 부기관사다.
김 부기관사는 대학 졸업 뒤 농협에서 11년간 근무했다. 계속 근무했다면 과장급으로 안정된 직장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40대가 되기 전에 과감한 도전을 했다.
김 부기관사가 이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인 기관사를 버리지 못했고 당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에서다. 밤늦게 퇴근하고 사무실에서 생활하는 반복된 생활에 점차 염증이 생겼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기관사 꿈’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이 길이 아니다’라는 확신만 쌓여갔다. 내부경쟁은 점차 치열해졌고 업무강도도 높아졌다. 2000년 이후 그는 전직을 하겠다는 결심을 세웠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직장에서 퇴근을 하면 바로 시립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가정형편상 학원 수강은 꿈도 못꿨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둘이나 됐지만 아내가 묵묵히 지원해줬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내가 회사일과 가사를 돌보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면 다른 손해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천천히 꾸준히 하자는 생각을 갖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첫 도전에 합력을 했지만 이직을 하고 나서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
첫 월급봉투는 전 직장보다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농협근무 경력을 일부 인정을 받았지만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급여는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다.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나는 동료 선배들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경제적으로도 수입이 줄었지만 김 부기관사는 인터뷰 내내 “행복하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서 떼지 못했다.
김 부기관사는 선배 기관사와 한 조를 이뤄 새마을호와 무궁과호, 전기기관차, 화물열차 등에 탑승한다. 기관사와 부기관사와의 관계는 엄격하다. 군대로 치면 장교와 일반병사라고 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같은 근무조인 기관사가 그보다 10살이나 어린 경우도 다반사다. 심지어 입사동기중에는 중고교 15년 후배도 있을 정도다.
김 부기관사는 “잘 모르는 사람은 나이 어린사람을 우습게볼지 모르지만 업무 특성상 선임은 고참”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관차를 운전한 경험이 1~2년 앞서는 나이 어린 선임이라도 자신은 따라가지 못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기관사는 “나이 어린 선배라도 업무능력은 월등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배우려 하고 반대로 인생상담으로 보답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이 처음인 선배들의 상담역이 되어주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재테크. 농협에서 금융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재테크 상담을 해주고 때로는 연애상담도 해준다.
그는 “무조건 입사 선배들에게는 나이를 따지지 않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며 “어느 회사나 후임이 인사를 제대로 하면 모두가 조화를 이루며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화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김 부기관사의 다음 꿈은 다른 운전직들과 마찬가지로 KTX의 기장이 되는 것.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KTX 기장이 되려면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기관사로 10만km이상 주행실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나이제한이 있기 때문에 45세 이전에 지원해야 한다. 경력 4년차의 43세 부기관사로서는 불가능한 도전이다. 이 때문에 김 부기관사는 전동차(지하철) 근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 부기관사는 ‘포기했다’는 말 대신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행여나 조건이 바뀌게 된다면 그때를 대비하는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부기관사는 KTX 기장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김 부기관사는 코레일에 입사하자마자 서울산업대 기계설계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편입이 아닌 1학년부터 다니기 시작해 지금은 3학년 재학 중이다.
그는 “입사해서 보니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스스로 자신을 가꾸고 가치를 키워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늦깎이 막내인지라 최근의 고용위기를 바라보는 김 부기관사의 마음도 편치 않다.
그는 “완전고용은 아니더라도 일자리가 늘었으면 좋겠다”라며 “두려움을 가지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많은 20~30대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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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의 막내생활도 즐거워요”
11년 농협 직원에서 철도기관사로 변신
코레일 서울기관차승무사무소에 근무하는 김동욱씨는 43세의 나이지만 아직도 막내를 못 벗어나는 4년차 부기관사다.
그는 39세가 되던 2005년 코레일 운전직에 합격했다. 당시 코레일이 마지막으로 운전직을 뽑았기 때문에 43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 최연장자 막내 부기관사다.
김 부기관사는 대학 졸업 뒤 농협에서 11년간 근무했다. 계속 근무했다면 과장급으로 안정된 직장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40대가 되기 전에 과감한 도전을 했다.
김 부기관사가 이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인 기관사를 버리지 못했고 당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에서다. 밤늦게 퇴근하고 사무실에서 생활하는 반복된 생활에 점차 염증이 생겼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기관사 꿈’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이 길이 아니다’라는 확신만 쌓여갔다. 내부경쟁은 점차 치열해졌고 업무강도도 높아졌다. 2000년 이후 그는 전직을 하겠다는 결심을 세웠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직장에서 퇴근을 하면 바로 시립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가정형편상 학원 수강은 꿈도 못꿨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둘이나 됐지만 아내가 묵묵히 지원해줬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내가 회사일과 가사를 돌보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면 다른 손해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천천히 꾸준히 하자는 생각을 갖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첫 도전에 합력을 했지만 이직을 하고 나서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
첫 월급봉투는 전 직장보다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농협근무 경력을 일부 인정을 받았지만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급여는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다.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나는 동료 선배들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경제적으로도 수입이 줄었지만 김 부기관사는 인터뷰 내내 “행복하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서 떼지 못했다.
김 부기관사는 선배 기관사와 한 조를 이뤄 새마을호와 무궁과호, 전기기관차, 화물열차 등에 탑승한다. 기관사와 부기관사와의 관계는 엄격하다. 군대로 치면 장교와 일반병사라고 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같은 근무조인 기관사가 그보다 10살이나 어린 경우도 다반사다. 심지어 입사동기중에는 중고교 15년 후배도 있을 정도다.
김 부기관사는 “잘 모르는 사람은 나이 어린사람을 우습게볼지 모르지만 업무 특성상 선임은 고참”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관차를 운전한 경험이 1~2년 앞서는 나이 어린 선임이라도 자신은 따라가지 못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기관사는 “나이 어린 선배라도 업무능력은 월등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배우려 하고 반대로 인생상담으로 보답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이 처음인 선배들의 상담역이 되어주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재테크. 농협에서 금융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재테크 상담을 해주고 때로는 연애상담도 해준다.
그는 “무조건 입사 선배들에게는 나이를 따지지 않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며 “어느 회사나 후임이 인사를 제대로 하면 모두가 조화를 이루며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화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김 부기관사의 다음 꿈은 다른 운전직들과 마찬가지로 KTX의 기장이 되는 것.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KTX 기장이 되려면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기관사로 10만km이상 주행실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나이제한이 있기 때문에 45세 이전에 지원해야 한다. 경력 4년차의 43세 부기관사로서는 불가능한 도전이다. 이 때문에 김 부기관사는 전동차(지하철) 근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 부기관사는 ‘포기했다’는 말 대신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행여나 조건이 바뀌게 된다면 그때를 대비하는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부기관사는 KTX 기장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김 부기관사는 코레일에 입사하자마자 서울산업대 기계설계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편입이 아닌 1학년부터 다니기 시작해 지금은 3학년 재학 중이다.
그는 “입사해서 보니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스스로 자신을 가꾸고 가치를 키워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늦깎이 막내인지라 최근의 고용위기를 바라보는 김 부기관사의 마음도 편치 않다.
그는 “완전고용은 아니더라도 일자리가 늘었으면 좋겠다”라며 “두려움을 가지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많은 20~30대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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