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지원, 아이입장에서 바라보자
권희정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코디네이터)
그동안 결혼 제도 밖에서 임신을 하게 된 여성, 소위 미혼모라고 불리던 여성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는 도덕적 비난 또는 시혜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미혼엄마들의 모성이나 양육에 대한 문제는 침묵되어 왔고,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낙태’나 ‘입양’ 둘 중 하나라는 암묵적 동의가 통용되어 왔다.
이를 태아나 아동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은 자신의 엄마가 결혼제도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낙태되거나’ 혹은 ‘입양되어’ 생모와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운명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 생명의 고귀함과 아동권리 보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결혼제도 밖에서 임신한 여성이나 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생명과 인권보다 제도를 우위에 두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 우리는 보건복지가족부 통계를 인용하며 국내입양 (1388건)이 해외입양 (1264건)을 처음으로 상회했다는 것을 기뻐했다. 하지만 ‘가슴으로 낳은 입양’이란 구호 뒤에는 낳은 아이를 양육하기 원하나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입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미혼 엄마들과 그 자녀들이 있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혈연가족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식되며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생겨났다. 게다가 해외입양은 국가적 수치라고 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국내입양이 적극 장려됐다.
혈연가족만 행복하다는 것은 잘못이다. 많은 대안적 가치를 찾는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혈연을 벗어난 공동체적 가족구성이 아름답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입양 가족도 행복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면서 점점 공개입양을 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부분적 사실이다. 우리 모두가 보고 있지 않은 것은 바로 행복한 입양 가족은 미혼의 엄마와 아이의 분리라는 고통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사람들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입양을 보내지 않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환경 속에 아이를 입양시켜야 하는 것이 나은 것인지. 이러한 질문들은 늘 해답을 찾지 못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질문의 해답은 바로 미혼의 엄마들이 아이와 살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있는지, 미혼엄마와 자녀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얼마나 심한 것인지와 같은 질문들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양을 둘러싼 반복되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결코 찾아질 수 없을 것이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을 참조하면 위기가정 항목 하에 미혼모지원 예산이 신설되어 반가운 마음이다. 하지만 국내입양을 장려하기 위한 복지 예산 또한 증가했다. 여전히 두 개는 별개의 항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예산을 늘였다면 미혼모 지원 예산은 계속 줄지 않고 증가할 것이다. 즉 미혼모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는 것을 이제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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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코디네이터)
그동안 결혼 제도 밖에서 임신을 하게 된 여성, 소위 미혼모라고 불리던 여성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는 도덕적 비난 또는 시혜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미혼엄마들의 모성이나 양육에 대한 문제는 침묵되어 왔고,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낙태’나 ‘입양’ 둘 중 하나라는 암묵적 동의가 통용되어 왔다.
이를 태아나 아동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은 자신의 엄마가 결혼제도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낙태되거나’ 혹은 ‘입양되어’ 생모와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운명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 생명의 고귀함과 아동권리 보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결혼제도 밖에서 임신한 여성이나 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생명과 인권보다 제도를 우위에 두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 우리는 보건복지가족부 통계를 인용하며 국내입양 (1388건)이 해외입양 (1264건)을 처음으로 상회했다는 것을 기뻐했다. 하지만 ‘가슴으로 낳은 입양’이란 구호 뒤에는 낳은 아이를 양육하기 원하나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입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미혼 엄마들과 그 자녀들이 있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혈연가족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식되며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생겨났다. 게다가 해외입양은 국가적 수치라고 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국내입양이 적극 장려됐다.
혈연가족만 행복하다는 것은 잘못이다. 많은 대안적 가치를 찾는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혈연을 벗어난 공동체적 가족구성이 아름답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입양 가족도 행복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면서 점점 공개입양을 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부분적 사실이다. 우리 모두가 보고 있지 않은 것은 바로 행복한 입양 가족은 미혼의 엄마와 아이의 분리라는 고통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사람들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입양을 보내지 않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환경 속에 아이를 입양시켜야 하는 것이 나은 것인지. 이러한 질문들은 늘 해답을 찾지 못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질문의 해답은 바로 미혼의 엄마들이 아이와 살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있는지, 미혼엄마와 자녀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얼마나 심한 것인지와 같은 질문들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양을 둘러싼 반복되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결코 찾아질 수 없을 것이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을 참조하면 위기가정 항목 하에 미혼모지원 예산이 신설되어 반가운 마음이다. 하지만 국내입양을 장려하기 위한 복지 예산 또한 증가했다. 여전히 두 개는 별개의 항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예산을 늘였다면 미혼모 지원 예산은 계속 줄지 않고 증가할 것이다. 즉 미혼모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는 것을 이제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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