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명품브랜드로 불황 넘는다(수정)

지역내일 2009-02-18 (수정 2009-02-18 오후 4:21:39)
지자체, 명품브랜드로 불황 넘는다
전국 명품브랜드 육성에 총력 .... 매출 늘어 ‘농촌을 살리는 희망가’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 특산물을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 불황을 돌파하고 있다. 철저한 품질 관리로 ‘브랜드 파워’가 커지면서 농가소득이 늘고,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자체, 명품 만들기에 나서 = 전국 지자체는 지난 2000년 이후 수입개방에 대비하고,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명품 브랜드’ 만들기에 나섰다.
전남도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 한우와 쌀을 중심으로 명품브랜드 육성에 집중 투자했다. 현재 전남의 명품브랜드는 순한한우 등 5개. 그중 제일 잘 나가는 게 순한한우다. 순한한우는 여수 등 전남 동부지역 7개 축협이 지난 2003년 만든 공동브랜드다. 650여 농가가 참여한 순한한우는 사육 한우가 무려 3만 마리로 늘었고, 한 달에만 500두를 출하, 가격협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품질 고급화에 주력했다. 항생제·항균제·호르몬제·유해미생물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곧바로 퇴출시켰다. 유통단계에선 생산이력제, 생산자실명제 등을 도입,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 이 같은 노력 때문에 ‘대한민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남도는 지난 2005년부터 ‘친환경 쌀’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유기농·무기농 재배 면적을 늘리고, 브랜드 통합에 주력했다. 그 결과 해남 옥천농협의 ‘한눈에 반한 쌀’ 등 5개 브랜드가 ‘전국 시중 유통 브랜드쌀 평가’에서 명품 쌀로 인정받았다. 특히 ‘한눈에 반한 쌀’은 5년 연속 우수브랜드로 선정, 농림부 지정 ‘LOVE米’ 포장을 사용하고 있다. 10년 넘게 ‘한눈에 반한 쌀’을 생산하는 양해도(62·해남)씨는 “일반 쌀 보다 명품쌀을 생산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이젠 고품질로 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얘기했다

◆ 꽃, 수박도 명품화 대열에 합류 = 전북은 화훼 명품 브랜드로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달 19일 전북도청에선 국화재배농가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300만송이 대일 수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 농가는 한줄기에서 한 송이만 피우는 ‘백마’의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비닐하우스 면적을 2만㎡에서 10만㎡로 늘릴 계획이다. 임실군은 지난 2001년부터 장미를 수출하고 있다. 임실군은 장미를 전문으로 유통시키는 ‘로즈피아’를 만들었고, 대일 수출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다. 경남도는 수박·딸기 등 과일 명품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함안군은 지난 2003년 새로운 브랜드 e-아라리를 개발했고, 이듬해 상표사용 조례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품질 수박 브랜드 ‘e-아라리’는 봄·겨울 수박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경북도는 풍기 인삼과 영양 고추를 명품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청양고추 원산지로 알려진 영양군은 전체 농가 소득의 60%이상을 고추농사에서 나올 정도다. 영양군은 지난 2006년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설립, 품질 고급화에 들어가 첫해 매출 50억원을 올렸다. 박창환 영양고추유통공사 사장은 “영양 고추는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게 거래될 정도로 맛과 빛깔이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풍기 인삼도 지난 2007년부터 명품화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소득 증가시킨 ‘농촌의 희망가’ =
철저한 품질관리로 브랜드파워가 생기면서 매출이 덩달아 늘고 있다. 전남의 순한한우는 지난 2006년 212억5600만원에서 2007년 233억8400만원으로, 지난해에는 269억원을 달성, 해마다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경남의 e-아라리 수박도 고성장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e-아라리 수박은 지난 2007년 35억원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65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고, 올해는 85억원 목표로 하고 있다. 순한한우를 생산하는 공도식(64·고흥군)씨는 “순한한우를 키워서 딸자식 3명을 모두 결혼시켰다”고 즐거워했다.
명품브랜드는 지역 인지도와 주민참여를 높이는 부대효과를 가져왔다. 영양고추유통공사에는 지역의 고추생산농가 50%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전남의 한눈에 반한쌀 참여 농가도 지난 2006년 939명에서 이듬해 984명으로 증가 추세다. 또 지역 축제와 결합한 체험행사나 견학 등으로 지역의 인지도가 개선되고 있다. 권기준 영양고추유통공사 생산팀장은 "서울사람에서 견학 온 사람들이 산골에 무슨 첨단시설이 있냐고 놀라워 한다"며 "명품브랜드가 지역 이미지도 개선시키고 있다"고 얘기했다.
방국진 기자·전국종합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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