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말하는 학부모

“나는 이런 학부모가 좋더라!”

지역내일 2009-02-16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신학기에 가장 예민한 부분은 ‘내 아이 담임이 어떤 선생님일까’다. 교육 방식은 어떨지, 내 아이는 예뻐할지, 어떤 부모가 돼야 환영받을지 등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마음 같아서야 툭 터놓고 아이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혹여 ‘그 반 담임 깐깐하다던데’라는 소리가 바람결에라도 들리면 엄마는 울고 싶다.
그래서 물어봤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어떤 엄마를 환영할까.

제발 준비물만은 챙겨주세요 - 동백초등학교 김영순 교사
지난해 1학년 학년주임을 맡았던 김영순 교사는 아이 학교생활에 관심 갖는 엄마를 최고로 쳤다. 김 교사는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시시콜콜 간섭하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는 1년 내내 학교 적응기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비물이며 과제물이며 혼자 챙기기에 벅찬 것이 사실이다. 김 교사는 “그래서 엄마가 반드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혼자 챙기는 습관을 기른다고 아이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1학기는 엄마가 챙겨주고 2학기 정도 들어서면 아이에게 맡기되 확인한 후 등교시키는 것이 좋다.
김 교사는 “준비물이나 과제물은 학교생활에서 아이의 자신감과도 연결된다. 친구는 다 가져왔는데 나만 없으면 한 시간 내내 아이는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교사의 조언을 받아들이세요 - 도산초등학교 최인훈 교사
최 교사는 “주위에서 ADHD라며 다들 아이를 염려한다는 아이의 학부모가 있었다”고 말을 꺼낸다. 유치원 때부터 들었다는 ‘산만하다’는 말은 자라서 학원을 가도, 친구네 놀러가도 늘 그 아이를 따라 다녔다고.
병원치료까지 생각했던 학부모는 학교에서도 그런지 고민 끝에 최 교사를 찾아 상담을 했다. 하지만 최 교사가 느낀 학생은 ‘제법 활동적인 아이’일 뿐이었다고.
학부모는 최 교사를 믿고 지속적인 학교생활을 상담했고 최 교사는 아이를 좀 더 세밀히 신경 쓰기 시작했단다. 그 결과 아이는 의젓하게 학교생활을 잘 해 나갔다.
최 교사는 넘치는 교육정보에 갈팡질팡하지 말길 당부한다. “아이를 자신의 주관적인 잣대로만 결정짓지 말라”며 “그 학부모도 인터넷에 뉴스에 신문에 온통 정보가 넘치니까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지 못한 경우 같다”고 말한다. 덧붙여 최 교사는 “교사를 믿고 교사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좋은 결과가 나타나면 더 없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불만은 교사에게 직접 말해주세요 - 명촌초등학교 한주미 교사
“교사에 대한 불만은 교사에게 직접 해 달라”는 한 교사. 한 교사는 “학부모들이 혹시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을까 염려해 말하길 꺼려하는 걸 안다”며 “그러나 학부모와의 일로 학생에게 불이익이 생기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한다.
한 교사도 그런 경험이 있다. 교과서를 만날 빠트리고 오는 학생이 있었다. 아이와 약속을 했다. 한 번 더 그럴 땐 한 시간 동안 벌을 서기로.
아이는 책을 빠트렸고 한 교사는 약속을 지켰다. 그날 아이는 엄마에게 한 시간 동안 벌 선 것만 얘기했고 무서운 선생님으로 오해한 엄마는 다른 교사에게 상담했다.
한 교사는 “나와 관련된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듣게 되면 기분이 안 좋은 건 인지상정이다”며 “그 얘기가 혹시 아이의 긴박한 상황과 맞물린 얘기라면 더더구나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부모들 사이에 ‘어지간한 교사’라고 오르내리는 교사도 세세한 상황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 한 교사는 “부풀려진 말과 잘못된 오해로 전전긍긍하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교사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학기 초, 상담을 원하세요?
▶신학기 상담은 4월에 : 3월은 학년 업무, 담당 업무를 파악하느라 교사들이 가장 바쁠 때다. 상담이 필요하다면 학생 파악이 끝난 4월이 좋다. 미리 연락해 시간을 조율하고 알림장이나 편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말은 자제 : 다짜고짜 ‘우리 애 어때요?’라고 묻기보다는 부모가 파악한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는 게 먼저다. 그렇다고 ‘우리 애는요~’하면서 아이자랑 늘어놓는 것도 금물.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는 식으로 들릴 수 있다.
▶무작정 찾아와 얼굴 도장 찍기 NO! : 학기 초 상담하지 않으면 ‘찍힐까’ 찾아가선 잡담만 늘어놓는 학부모가 있다. 심지어 남의 자녀나 부모 흉을 보고, 이전 담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면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다.
▶질문할 내용은 미리 준비 : 평소 아이에 대한 궁금증이나 부모가 해야 할 일, 학교생활을 잘하기 위해 도와야 할 일 등을 미리 메모해 질문하고 교사의 답변도 메모하면 훨씬 진지한 상담이 될 수 있다.
▶약속 시간은 반드시 지킬 것 : 보통 10분 전에 도착하자. 휴대폰으로 상담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데 아침 8시 이전과 밤 9시 이후는 피한다.
▶빈손으로 가기 부담된다? :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담임교사 찾는 일을 부담스러워한다. 빈손으로 가기 어려워 그럴 면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촌지를 주고받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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