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는 우울해

취업 못하고 펀드 반토막, 결혼 출산 연기

지역내일 2009-01-29
펀드 반토막에 취업까지 어려운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혼인건수는 2만70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만600건(-19.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월 대비 혼인 건수 증감률은 7월 5.2%, 8월 -8.8%, 9월 10.3%, 10월 -6.5%를 기록하다가 11월 들어 급감했다. 통상 11월은 연중 결혼 성수기이지만 지난해 11월은 2004년 이후 역대 11월 중 혼인 건수가 가장 적었다.
통계청은 2004년부터 월별 혼인 건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기존 11월 최저치는 2004년의 3만400건이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혼인건수도 29만1000건으로 전년동기보다 1만4700건(-4.8%) 줄었다.
출생아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11월 출생아 수는 3만68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4900명(-11.8%) 감소했다. 11월 누적 출생아 수는 43만4800명으로 전년동기보다 2만5400명(-5.5%) 줄었다.
이는 결혼자금이 지난해부터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환매도 못한 채 묶여있는 데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물 전염으로 청년실업률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풀이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와 30대 펀드투자자들은 금융자산의 44.3%와 35.5%를 펀드에 넣어두고 있었으며 72.7%와 64.8%가 가장 선호하는 자산증식 수단으로 국내외 펀드를 들었다.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여유자금(37.8%, 41.3%)을 활용하기보다는 재산증식을 위해 마련한 경우(51.0%, 50.9%)가 훨씬 많았다.
특히 생계자금으로 펀드에 투자한 비율도 20대는 10.6%, 30대는 6.9%에 달했다.
지난해 주식형펀드에서 발생한 연간 평가손실은 국내주식형 28조7000억원, 해외주식형은 34조6000억원으로 총 63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12월31일을 기준으로 설정기간 1개월,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684개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간 평균 수익률은 -38.50%, 해외주식형펀드 767개는 -53.21%를 기록했다.
청년실업자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2월 말에 쏟아져 나올 50여만 명의 대학과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실직 상태로 전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20~29세) 고용률은 57.8%로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9년 5월(57.0%) 이후 10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이나 출산은 미리 예정된 것이므로 펀드손실이나 실업에 크게 노출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달엔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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