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신 결혼..`결혼 연기'' `신혼여행은 국내''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사상 최악의 불황이 결혼 풍속도마저 바꿔놓고 있다.
어차피 쉽지도 않은 취직보다는 일찌감치 결혼하겠다는 `생계형 결혼''이 대세를이루면서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또 경제적 사정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하더라도 해외 신혼여행이나 사진촬영은 포기하는 새내기 부부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취집''(시집+취직)''으로 불경기 넘긴다 = 모 철강회사에서 근무하는 A(22.여)씨는 최근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부지런히'' 배우자를 찾고 있다.
경기침체 때문에 회사가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불안한데다 직장을 가진 상대를 만나 맞벌이를 하면 지금보다는 경제적으로 풍요해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A씨는 15일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안정적인 삶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되어 줄 배우자를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모 대학에 다니다 자퇴한 뒤 부모님의 도움을 얻어 도넛츠 가게를 연 B(26)씨 역시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B씨는 "대학을 졸업해 봐야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빨리 결혼해 아내와함께 가게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고 싶어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결혼으로 삶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20대 초반의 미혼 남녀들이 늘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에 따르면 미국발 경제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3분기 26세 이하 남성 회원은 3.3%(38명)에 불과했지만 불경기가 본격화한 4분기 들어6.8%(78명)로 배 이상 늘었다.
이런 현상은 여성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져 작년 3분기 24세 이하 저연령대 여성 가입자 수는 4.5%(48명)에 그쳤지만 4분기에는 6.6%(89명)로 늘었다.
또 대략 50대 50 정도로 비슷한 분포를 보이던 남녀 회원 수도 작년 4분기 만큼은 45.9%대 54.1%로 여성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른 결혼정보업체인 `선우''에 따르면 기존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여대생들의 회원가입도 최근 심심찮게 늘고 있다.
1월 현재 선우의 전체 여성회원 중 약 5% 정도가 학생(대학원생, 대학생 포함)들이며 특히 22세 이하의 여대생 비율이 30%를 차지한다.
선우 노경선 홍보팀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가입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작년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의 가입은 아주 드문 일이었다"며 "최근 경기침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비에나래 손동규 대표는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나이 어린 여성들의 이른바 `취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불경기의 불안감을 결혼으로 극복하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 "결혼은 나중에, 신혼여행은 국내서" =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예비부부도 적지 않다.
대기업인 S사에 근무하는 양모(31) 씨는 작년 12월로 예정했던 결혼을 일단 올해 3월로 미뤘다.3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모은 3천만원을 중국 펀드에 투자했는데 반토막이 나면서 비용이 부족해진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양 씨는 "결혼 비용에 보태려고 수익성이 높다는 중국 펀드에 투자했는데 절반을 까먹어, 되려 결혼 자금이 부족해졌다"며 "여자친구를 설득해 사정이 좀 나아지면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 지방자치단체 9급 공무원인 하모(30.여) 씨는 주식에 투자한 돈을 날리는 바람에 당초 예정보다 3개월이나 늦춰진 지난해 12월에야 결혼할 수 있었다.
하 씨는 "신혼여행도 원래 일본으로 가려고 했지만 엔화 가치가 계속 올라 여행사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해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제주도로 다녀왔다"고 전했다.
예식 업체들도 줄어드는 손님 때문에 울상이다.
종로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재작년 예식 건수가 80건 정도 됐는데 작년에는 50건도 안 됐다"며 "올해에도 불황 때문인지 결혼을 미루는 커플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모 웨딩홀 관계자는 "최근 평소보다 20% 정도 예약 건수가 줄었고 보통2만5천-3만원 정도인 식대료에서 1천-2천원을 할인해 달라는 고객과 승강이를 벌이는 일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형편이 나아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도 신혼 여행지를 가까운 동남아나 국내로 변경하거나 사진촬영을 생략하는 추세다.
성남시 수정구의 모 웨딩홀 관계자는 "요즘 결혼하는 부부들은 초청 하객 수를 줄이거나 70만-80만원 하던 스튜디오 리허설도 생략하고 신혼여행도 해외를 고집하기보다는 국내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벤트 회사인 금강매니지먼트 김원성 매니저는 "최근 예식장보다 교회에서 결혼하는 고객도 많아졌고, 결혼 후 바로 신혼여행을 가지 않고 한참 있다가 가는 경우도 늘었다"고 전했다.(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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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사상 최악의 불황이 결혼 풍속도마저 바꿔놓고 있다.
어차피 쉽지도 않은 취직보다는 일찌감치 결혼하겠다는 `생계형 결혼''이 대세를이루면서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또 경제적 사정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하더라도 해외 신혼여행이나 사진촬영은 포기하는 새내기 부부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취집''(시집+취직)''으로 불경기 넘긴다 = 모 철강회사에서 근무하는 A(22.여)씨는 최근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부지런히'' 배우자를 찾고 있다.
경기침체 때문에 회사가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불안한데다 직장을 가진 상대를 만나 맞벌이를 하면 지금보다는 경제적으로 풍요해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A씨는 15일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안정적인 삶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되어 줄 배우자를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모 대학에 다니다 자퇴한 뒤 부모님의 도움을 얻어 도넛츠 가게를 연 B(26)씨 역시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B씨는 "대학을 졸업해 봐야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빨리 결혼해 아내와함께 가게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고 싶어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결혼으로 삶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20대 초반의 미혼 남녀들이 늘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에 따르면 미국발 경제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3분기 26세 이하 남성 회원은 3.3%(38명)에 불과했지만 불경기가 본격화한 4분기 들어6.8%(78명)로 배 이상 늘었다.
이런 현상은 여성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져 작년 3분기 24세 이하 저연령대 여성 가입자 수는 4.5%(48명)에 그쳤지만 4분기에는 6.6%(89명)로 늘었다.
또 대략 50대 50 정도로 비슷한 분포를 보이던 남녀 회원 수도 작년 4분기 만큼은 45.9%대 54.1%로 여성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른 결혼정보업체인 `선우''에 따르면 기존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여대생들의 회원가입도 최근 심심찮게 늘고 있다.
1월 현재 선우의 전체 여성회원 중 약 5% 정도가 학생(대학원생, 대학생 포함)들이며 특히 22세 이하의 여대생 비율이 30%를 차지한다.
선우 노경선 홍보팀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가입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작년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의 가입은 아주 드문 일이었다"며 "최근 경기침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비에나래 손동규 대표는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나이 어린 여성들의 이른바 `취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불경기의 불안감을 결혼으로 극복하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 "결혼은 나중에, 신혼여행은 국내서" =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예비부부도 적지 않다.
대기업인 S사에 근무하는 양모(31) 씨는 작년 12월로 예정했던 결혼을 일단 올해 3월로 미뤘다.3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모은 3천만원을 중국 펀드에 투자했는데 반토막이 나면서 비용이 부족해진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양 씨는 "결혼 비용에 보태려고 수익성이 높다는 중국 펀드에 투자했는데 절반을 까먹어, 되려 결혼 자금이 부족해졌다"며 "여자친구를 설득해 사정이 좀 나아지면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 지방자치단체 9급 공무원인 하모(30.여) 씨는 주식에 투자한 돈을 날리는 바람에 당초 예정보다 3개월이나 늦춰진 지난해 12월에야 결혼할 수 있었다.
하 씨는 "신혼여행도 원래 일본으로 가려고 했지만 엔화 가치가 계속 올라 여행사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해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제주도로 다녀왔다"고 전했다.
예식 업체들도 줄어드는 손님 때문에 울상이다.
종로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재작년 예식 건수가 80건 정도 됐는데 작년에는 50건도 안 됐다"며 "올해에도 불황 때문인지 결혼을 미루는 커플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모 웨딩홀 관계자는 "최근 평소보다 20% 정도 예약 건수가 줄었고 보통2만5천-3만원 정도인 식대료에서 1천-2천원을 할인해 달라는 고객과 승강이를 벌이는 일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형편이 나아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도 신혼 여행지를 가까운 동남아나 국내로 변경하거나 사진촬영을 생략하는 추세다.
성남시 수정구의 모 웨딩홀 관계자는 "요즘 결혼하는 부부들은 초청 하객 수를 줄이거나 70만-80만원 하던 스튜디오 리허설도 생략하고 신혼여행도 해외를 고집하기보다는 국내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벤트 회사인 금강매니지먼트 김원성 매니저는 "최근 예식장보다 교회에서 결혼하는 고객도 많아졌고, 결혼 후 바로 신혼여행을 가지 않고 한참 있다가 가는 경우도 늘었다"고 전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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