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주)대한세븐 회장 김남숙

“깨끗한 물로 건강지킨다”

지역내일 2001-06-27 (수정 2001-06-28 오후 4:48:34)
20년이 넘도록 건달의 세계를 살아온 여자 김남숙(47)씨가 건강한 물’을 만들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바꿀 수 없지만 깨끗한 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신념하나로 건강한 물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70년대말 7공주파를 조직, 밤의 세계에서 악명을 떨친 ‘여두목’ 김남숙. 여자의 몸으로 건달세계에서 ‘큰누님’ ‘왕언니’로 불리운 건 김씨가 처음이다. 1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건달동생들이 머리를 숙이고 큰 누님으로 대접하고 있다.
스무살 나이에 결혼을 하고 7년 후 췌장암으로 남편을 잃은 김씨에게 남겨진 것은 어린 두 아들. 시댁이 순천에서 알아주는 부자였지만 남편없는 시집살이로 마음고생이 심해 친정인 강릉으로 왔다. 방 3개짜리 룸싸롱을 경영하면서 술장사를 시작했고 나이트클럽으로 발전했다. 장사가 잘되자 ‘뒤를 봐주겠다’는 깡패들을 무시한 죄로 업소는 박살이 나고 종업원들은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여자의 몸이지만 진정한 건달이 뭔지를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에 태권도 도장을 찾아다니며 여자들로만 멤버를 모았다. 몸도 재빠르고 배짱도 두둑한 여동생들을 골라 모은 것이 ‘7공주파’였다.
이때부터 밤의 전쟁은 시작되었고 상호 보복이 반복되었다.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다 칼을 맞아 얼굴이 망가지고 암매장을 당할 뻔 하면서도 주먹세계를 평정했다. ‘돈을 탐내지 말고 약자를 배려하고 강한자에게는 강하게’ 등의 원칙을 지키면서 강릉뿐만 아니라 전국의 건달 세계를 알게됐다.
7공주들은 하나둘씩 가정을 꾸리기 시작했고 8년만에 자연스레 해체됐다. 홀로 남아 남자 건달동생들로부터 ‘큰누님’으로 불리며 인정을 받다 10년 연하의 건달 동생과 결혼을 하게됐다. 여자로써 느끼는 가정의 행복, 서른 아홉 나이에 딸도 하나 얻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살인혐의로 복역하고 나온 사람의 손에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총각귀신은 저승도 못가고 구천을 떠돈다는 말에 시체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당신 복수는 내가 해주마’ 다짐을 했었지만 그러고 나면 딸아이는 누가 키우나 하는 마음에 응어리를 풀고 평범한 삶을 선택했다.
"건달세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여자의 행복은 가정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암흑세계에 핀 꽃?이란 제목의 책으로 정리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여성잡지와 신문 TV에 수차례에 걸쳐 연재되고 방송됐다.
CF 모델, 영화의 소재로 제안도 많이 받지만 이제는 자신의 경험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청소년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남을 돕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필요를 느끼기에 건강한 물을 만들고 돈도 벌어야겠다는 김씨.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신의라고 여겼기에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수 있었다”고 한다. 8월경 모 방송국에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드라마로 제작 방송한다. 밤세계에서 화려했던 그의 신화처럼 사업가로서의 삶이 기대된다.

/ 강릉 최백순 기자 knaei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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