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보육에 대한 투자가 희망이다(이지현 2009.01.15)

지역내일 2009-01-15
보육에 대한 투자가 희망이다
이지현 (서울시의회 의원)

유엔미래포럼은 800년 뒤 국가의 인구가 제로(0)가 돼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지목했다. 이유는 출산율. UN인구기금과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명으로 세계평균인 2.54명은 물론 선진국 평균인 1.6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곧 저출산·고령화로 이어져 2300년부터 우리나라의 인구가 급격히 사라진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격하게 낮아진 이유는 육아문제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짐에 따라 맞벌이 부부가 증가했지만 육아문제는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 이는 전적으로 보육에 대한 정부 인식에서 비롯됐다.

보육시설 평균 대기자 131명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마냥 두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정부는 맞벌이부부를 위한 보육대책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대하고 사립유치원에는 종일반을 운영하여 맞벌이부부들의 보육으로부터 오는 부담을 덜어줄려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행이 너무 소극적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특히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저소득계층과 생계형 직장여성, 그리고 집안의 가정인 직장여성들의 탁아와 보육문제는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며 절실하다.
서울시 소재 국공립보육시설의 경우 2008년 9월 말 현재 전체 보육시설 625개 가운데 89.1%에 달하는 557개 시설에 입소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다. 전체 대기자수는 7만3015명이고 시설별 평균 대기자 수는 131명에 이른다. 국공립보육시설에 입소하려면 적어도 평균 1년 6개월에서 2년은 기다려야 한다.
유치원은 더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유치원 정규반은 2~3시면 끝나 학부모가 직장에서 돌아오는 시간과 괴리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에서 저녁8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확대 종일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에듀케어 프로그램’이다.

경제위기보다 큰 위기 올 수도
하지만 2008년 서울시내 45개 유치원을 표본 조사한 결과 95.6%해당하는 43개 유치원이 오후 7시 이후에는 운영하고 있지 않거나, 별도의 특강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여론조사에서는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교육비만은 줄이지 않겠다고 대답한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교육열의 한 단면을 보였다.
질 높은 보육환경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과감한 투자가 없다면 경제위기만큼 사회의 성장동력을 잃는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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