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구 코디네이터 심정희

지역내일 2000-08-15
"가구 코디네이터를 아십니까?"

심정희씨는 간단한 가구 재배치로만 집안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어지러운 집안, 어긋난 배색. 집안 분위기를 한 번 바꾸려면 어지간히 골머리를 앓아야 한
다. 무거운 가구를 옮기기도 쉽지 않다. "처음에 집안 분위기와 어울리는 가구를 배치해야
합니다. 특히 색상이 중요하구요."

심정희씨는 가구를 구성하는 요건중 가장 중요한 것이 색상이라고 말했다.

심정희씨는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했다. 넥타이와 스카프를 다루는 분야다. 현재 맡고
있는 가구 코디네이터 역시 색상에 대한 감각이 필요한 직종이다. 그는 늘 색상을 고민하고
배치한다.

그는 '가구 코디네이터'라는 생소한 직종에 대해 "칼라를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가구가 집에 어울리는 지에 대해 판단하고 그에 맞는 가구를 맞추는 것이 심
정희씨의 일이다.

주엽동에 자리잡은「웰 콜렉션(Well-Collection)」에 들어서면 처음으로 부딪히는 얼굴. "사
람들과 부딪히는 일이 즐거워요. 이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정도예
요." 생각지도 않게 시작한 가구 코디네이터. 그의 말주변에 넘어간 고객이 한둘이 아니다.
가구와 어울리는 작은 소품까지 코디를 해주면서 믿음을 얻는다.

"저희 업체의 가장 큰 특징은 A/S에 있어요. A/S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자연히 좋은
가구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한 번 코디한 가구를 폐기할 때까지 책임진다.
물론 단점도 있다. 주문을 받은 뒤 전문 가구디자이너가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필
요하다는 것.

가구 코디네이터는 제작자인 가구디자이너와 소비자의 중간 매개자다. 일방적 생산을 통한
다량판매가 아닌 소비자의 구매욕구에 색상배치가 결합된 맞춤형 생산체계의 원동력 역할을 한다. 특히 일반 판매사원이 담당할 수 없는 전문적인 가구배치 능력은 소비자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다가오는 결혼시즌. 심정희씨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미혼인데도 신혼부
부의 욕구를 정확히 짚어내는 그는 신혼세트 가구판매에 탁월한 기질이 있다고 한다.

가구공단으로 유명한 고양시에서 도전장을 던진 웰-콜렉션은 대량생산 공단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선언한 것에 코디네이터가 큰 역할을 한다. 집안 분
위기를 직접 살피기도 하는 그는 "자기 집은 자기가 볼 수 없다는 설이 있어요. 제가 가서
이러저러한 단점을 짚어주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입니다"라고 말했다.

가구 교체시기에 대해 묻자 "5년에서 7년이면 바꿉니다"라고 짧게 답한 그는 "가구에 따른
소품은 많을수록 빨리 싫증 난다"고 덧붙였다. 가구 전문가로서 가구 배치에 대한 조언을
부탁해 봤다. "작은 것을 많이 모아 놓으면 다시 배치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간단하고 변형
을 줄 수 있는 가구로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공상을 많이 한다는 그는 "3D 프로그램을 이용해 소비자와 같이 가구를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제일 좋아하는 가구 옆에서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자 두말 않고 성큼
성큼 걸어가는 그는 앉으면 푹 파묻히는 소파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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