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허리를 깊이 숙여 씩씩하게 인사하는 모습에 세차하러 오는 손님들은 기분이 좋다. 이제 완연한 겨울로 다가선 요즘 명륜 2동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동원주유소’에는 마음이 따뜻한 훈남 3인방이 세차를 한다기에 찾아가 보았다.
“장애우라고 더 잘해주지 않습니다. 그것도 차별이라면 차별이니까요”
추운 겨울이라 세차하는 사람이 적을 법도 한데 인터뷰하는 동안 여러 대의 차가 세차하기 위해 들어선다. 이를 맞이하는 세차직원들의 목소리가 사무실 안까지 들릴 만큼 우렁차다.
현대오일뱅크는 본사에서 정책적으로 장애우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동원주유소에는 장애우 직원들이 모두 3명이 있는데 그중 중 2명은 본사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고 한명은 동원주유소 김영수 사장이 직접 채용했다고 한다.
현대 오일뱅크 동원주유소 김영수 사장은 “사실 일반인들을 채용했을 때 보다 훨씬 더 손이 많이 가는 건 사실이다. 제출해야 할 서류도 일반인보다 많고 챙겨줘야 할 것도 더 있긴 하다” 고 말한다. 그래도 김영수 사장은 굳이 장애우를 채용했다. 그렇다고 일반인들과 월급에 차이를 두는 것도 아니다. 일반인들과 똑같은 처우를 해 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 한 달에 4번 쉬기, 4대 보험 가입까지. 더하고 덜할 것도 없다.
김사장은 그렇다고 더 잘해주는 것도 없다며 일반인들과 좋든 나쁘든 다르게 대우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고 생각해 똑같이 대우한다고 한다. 잘한 건 칭찬해주고 잘못했을 때는 야단도 친단다. 그래도 인터뷰 종종 세차장 쪽을 보는 눈빛은 참 따뜻해 보였다.
정직하고 성실한 장애우의 마음에 반해 채용
작년 3월 15일 처음 장애우들과 함께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껏 채용해본 다른 직원들과 다른 점이 있단다. “물론 몸이나 말이 불편한 점이 일하는 데 조금은 걸림돌이 될 수는 있죠, 하지만 성실하고 요령을 피우지 않습니다”라며 “일에 정성을 들여 하는 모습은 손님들로 하여금 다시 오게 만든다”고 말한다. 한번 세차를 하러 주유소를 방문한 손님은 어느새 단골이 되어 다시 찾는다고 한다.
정신지체 정신장애 2급을 앓고 있는 이명선(우산동. 32)씨는 “세차일이 힘들지 않다”며 “사장님도 잘해주시고 좋은 사람들이 많아 일하기가 편하다”라며 되레 좋아한다. 이곳의 단골이라는 권태정(봉산동. 63세)씨는 “세차를 할 때 성심 성의껏 하는 모습 때문에 이곳을 굳이 온다”라며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친절하게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말한다.
손님 중에는 고생한다며 귤이며 빵을 일부러 가져와 장애우와 같이 나누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간혹 장애우들이 일한다며 욕을 하고 막 대하는 몰상식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김사장은 “대부분 손님들이 장애우에게 더 친절하다”고 말해준다.
더블어가는 사회를 실천하는 동원주유소에는 오늘도 활짝 웃는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는 훈남 3인방이 있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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