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工夫라 쓰며, 사전적인 의미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이다. 공부에 대해 학설이 분분한데 ‘工夫’와 더불어 쓰이는 ‘功夫’가 학습이라는 뜻으로 같이 쓴다고 하는 이도 있고, 엄밀하게는 다르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의미차이는 크지 않다. 功夫는 중국말로 ‘쿵푸’라고 읽는다. 쿵푸! 알다시피 이소룡이나 성룡이 명절에 선보이는 현란한 몸짓이 바로 쿵푸다. 왜 공부가 쿵푸인 걸까?
공부는 신체와 심리활동을 통해 행하는 모든 훈련을 뜻한다. 주자학에서는 몸과 마음을 단련해서 욕망을 자유자재로 통제한다는 의미로 공부를 정의하였고, 무예에서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내 사용하는 경지로 묘사하였다. 이와 같이 문헌에서 나오는 공부, 쿵푸의 의미는 한결 포괄적이다.
농부가 작물과 사계절의 이치를 알아가는 것도 공부요, 선생님이 제자를 만나 가르치는 도를 깨달아감도 공부인 것이다. 흔한 무협영화의 레퍼토리- 우수하지만 오만한 제자가 파문을 당한 후 갖은 고초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진정한 고수로 거듭난다는 이야기처럼 공부든 쿵푸든 그 속성은 성숙과 성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철이 들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것이 사실일까? 알다시피 깊이 있는 공부는 상식백과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흐름 속에서 중요한 요점을 찾아내고 나름으로 해석하며, 흥미를 잃지 않고 성취를 이루어내야 한다. 쿵푸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목적성과 지난한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 프로세스는 우리가 직장에서 일 하면서, 새로운 누군가와 관계를 구축하면서 겪는 과정과도 다르지 않다. 깊이 없이 금방 일이나 사람을 알 수도 있지만 그 성과나 관계는 오래 가지 않고, 어렵게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제대로 알고 이루어내는 것이 사람 사는 이치이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않은가?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공부라고 하는 것이 살아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공부를 잘 하는 비결을 깨달았으면 자기가 추구한 바를 달성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알았다고 할 수 있고, 반대로 극복과정을 깨달았다면 공부는 잘 되기 마련 아닐까? 공부는 흔히 엉덩이 힘이나 이해력이 전부라고 하지만 사실 공부는 그 뿐만 아니라 좌절과 싸우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표를 다시 공고히 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즉 공부는 쿵푸와 다르지 않으며, 지식 자체나 스킬이 아니라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수능은 수학능력시험의 준말이다. 수학능력, 즉 ‘배우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말이다. 지식만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상황에서 나름으로 분석, 통찰해내는 ‘지혜’를 의미한다. 수능문제가 갈수록 통합적, 체계적 사고를 요구하는 추세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 함께 장기 레이스인 수험생활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일관되게 성취를 이뤄내는 역량을 측정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기업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 성과주의라는 것을 도입할 때는 결과에 따른 정확한 보상이 주목적이었지만 이젠 ‘성과를 더 많이 내도록 하는 주의’로써 육성의 개념을 탑재하고 있다. 즉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몇몇 특화된 지식인보다는 어떤 문제든 자신의 역량과 열정을 통해서 해결해나가는 지혜를 지닌 사람, 장기적 성장을 창출하는 사람을 만드는 게 성과주의의 목적이 된 것이다.
단기성과는 누가 더 지식을 많이 아느냐가 관건이다. 암기는 일부 자폐아가 훨씬 우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넘치듯 많은 지식도 하루하루 바뀌는 경영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고, 그 누구도 모든 것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을 다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치를 알아가는 법, 어려운 문제도 끝까지 풀어내는 고도의 집중력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분명 공부 잘하는 사람은 성공하고 행복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공부는 단순히 외우고 익히는 것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보다 깊은 통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살아가는 데 진정한 힘을 갖게 하는 역량개발의 수단이어야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철든 늦깎이 대학생이 다른 학부생보다 더 공부를 잘 할 뿐 아니라 재미있게 한다. 그 이유를 위에서 설명한 내용에 대입해 생각해보라. 공부를 잘하게 하고 싶거든 애가 철이 들게 할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게 우선적인 일이다. 철이 들기 위해서는 자녀와 가정이 만들어가는 성장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물어봐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혹 우리 자녀들을 암기만 잘하는 사람으로 내몰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김영권
루드베키아 수석코치
(02)2051-8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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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신체와 심리활동을 통해 행하는 모든 훈련을 뜻한다. 주자학에서는 몸과 마음을 단련해서 욕망을 자유자재로 통제한다는 의미로 공부를 정의하였고, 무예에서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내 사용하는 경지로 묘사하였다. 이와 같이 문헌에서 나오는 공부, 쿵푸의 의미는 한결 포괄적이다.
농부가 작물과 사계절의 이치를 알아가는 것도 공부요, 선생님이 제자를 만나 가르치는 도를 깨달아감도 공부인 것이다. 흔한 무협영화의 레퍼토리- 우수하지만 오만한 제자가 파문을 당한 후 갖은 고초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진정한 고수로 거듭난다는 이야기처럼 공부든 쿵푸든 그 속성은 성숙과 성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철이 들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것이 사실일까? 알다시피 깊이 있는 공부는 상식백과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흐름 속에서 중요한 요점을 찾아내고 나름으로 해석하며, 흥미를 잃지 않고 성취를 이루어내야 한다. 쿵푸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목적성과 지난한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 프로세스는 우리가 직장에서 일 하면서, 새로운 누군가와 관계를 구축하면서 겪는 과정과도 다르지 않다. 깊이 없이 금방 일이나 사람을 알 수도 있지만 그 성과나 관계는 오래 가지 않고, 어렵게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제대로 알고 이루어내는 것이 사람 사는 이치이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않은가?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공부라고 하는 것이 살아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공부를 잘 하는 비결을 깨달았으면 자기가 추구한 바를 달성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알았다고 할 수 있고, 반대로 극복과정을 깨달았다면 공부는 잘 되기 마련 아닐까? 공부는 흔히 엉덩이 힘이나 이해력이 전부라고 하지만 사실 공부는 그 뿐만 아니라 좌절과 싸우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표를 다시 공고히 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즉 공부는 쿵푸와 다르지 않으며, 지식 자체나 스킬이 아니라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수능은 수학능력시험의 준말이다. 수학능력, 즉 ‘배우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말이다. 지식만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상황에서 나름으로 분석, 통찰해내는 ‘지혜’를 의미한다. 수능문제가 갈수록 통합적, 체계적 사고를 요구하는 추세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 함께 장기 레이스인 수험생활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일관되게 성취를 이뤄내는 역량을 측정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기업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 성과주의라는 것을 도입할 때는 결과에 따른 정확한 보상이 주목적이었지만 이젠 ‘성과를 더 많이 내도록 하는 주의’로써 육성의 개념을 탑재하고 있다. 즉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몇몇 특화된 지식인보다는 어떤 문제든 자신의 역량과 열정을 통해서 해결해나가는 지혜를 지닌 사람, 장기적 성장을 창출하는 사람을 만드는 게 성과주의의 목적이 된 것이다.
단기성과는 누가 더 지식을 많이 아느냐가 관건이다. 암기는 일부 자폐아가 훨씬 우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넘치듯 많은 지식도 하루하루 바뀌는 경영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고, 그 누구도 모든 것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을 다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치를 알아가는 법, 어려운 문제도 끝까지 풀어내는 고도의 집중력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분명 공부 잘하는 사람은 성공하고 행복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공부는 단순히 외우고 익히는 것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보다 깊은 통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살아가는 데 진정한 힘을 갖게 하는 역량개발의 수단이어야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철든 늦깎이 대학생이 다른 학부생보다 더 공부를 잘 할 뿐 아니라 재미있게 한다. 그 이유를 위에서 설명한 내용에 대입해 생각해보라. 공부를 잘하게 하고 싶거든 애가 철이 들게 할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게 우선적인 일이다. 철이 들기 위해서는 자녀와 가정이 만들어가는 성장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물어봐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혹 우리 자녀들을 암기만 잘하는 사람으로 내몰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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