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과음한 김 대리는 가까스로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김 대리는 인터넷과 연결된 건강관리용 단말기를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김 대리의 생체신호 데이터가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주치의의 데이터 센터로 옮겨졌다. 몇분 후 김 대리는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심전도 심박수 혈압 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의 데이터를 확인했다. 주치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재작년에 앓았던 간염이 재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소견서를 보내왔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산업의 발달로 사소한 질병이나 건강관리를 위해 일부러 병원을 찾아가는 일이 없게 됐다.
온라인을 통해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원격건강관리는 일상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응급 상황에서도 환자가 적절한 구급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미 지난달 원격건강관리 시범서비스를 마친 (주)고려정보통신(대표 이광호)은 016·018 휴대폰 서비스업체와 제휴를 맺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사가 추진중인 ‘메디빌서비스’는 생체신호 감지센서가 부착된 가입자 터미널, 유·무선통신망, 모니터링센터, 병·의원 등을 결합한 건강관리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환자가 아니라 학생용 가방 크기의 ‘메디스테이션’으로 일상적인 건강을 점검해준다. 고객이 건강 상태를 체크, 전화선으로 데이터를 담당의사에게 보내면 의사는 이 데이터를 자료로 고객의 건강상태를 판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은 심전도 혈압 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을 자동으로 체크하고 체온 체중 허리둘레 혈당 등 기본 데이터와 피로도 식사량 운동량 대소변 음주 흡연 등 70여가지 관련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
이동통신업체와 제휴를 통해 위급할 때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에 연락해주는 응급서비스도 제공한다.
원격건강관리 시장를 둘러싼 업체들의 다툼도 치열하다.
최근 의료포털 건강샘(www.healthkorea.net)을 운영하는 메디다스(대표 김진태·www.medidas.co.kr)는 페이지원(대표 윤재승·www.page1.co.kr)의 전체 주식을 인수했다. 하이닥(www.hidoc.co.kr)이라는 의료 포털사이트를 운영해온 페이지원은 의료포털시장을 3분해온 업체이다. 페이지원의 경우 대형 건설사와 사이버아파트 서비스에 대한 제휴 관계를 맺고 2000년 하반기부터 분양되는 아파트에 홍보를 시작했다. 메디다스는 페이지원을 인수하기 전 바이오넷과 손잡고 혈압 맥박 체온 심전도와 임산부를 위한 태아 심박동 체지방 혈중산소포화통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원격진단 단말기도 개발중이다.
텔레메드를 운영하는 메디조아(대표 김종필·www.medizoa.com)는 최근 원격진단기인 헬로닥스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손가락으로 각종 심전도 맥박 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고 혈압기 혈당기 체지방분석기 혈중알콜농도측정기 등이 기기 하나로 통합돼 있다.
또 이 회사는 연대 세브란스 병원, 영동세브란스 병원, 백병원 등의 의사들을 중심으로 의료자문단을 구성, 서울 경기지역 100여개 병·의원들을 의료네트워크로 묶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이 건강보험이나 실버사업과 연계될 경우 폭발적인 시장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미 삼성SDS 유니텔 에스원 등 삼성계열사들은 12억원을 공동 출자해 365홈케어를 설립하고, 의료기기 판매와 건강정보 서비스사업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국내 온라인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단기간 시장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원격건강관리도 의료보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의료보험 재정이 확보될 경우 시장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페이지원 김홍진 대회협력실장은 “5년 이내 하드웨어를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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