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람들

강남주부극단 ‘유리구두''

지역내일 2008-10-13
“연극에 빠진 주부들끼리 똘똘 뭉쳤어요”

선릉역 주변의 한 빌딩 안, 주부로 보이는 몇몇 여성들이 연극 대본을 들고 한참 연습에 빠져있다. 후텁지근한 날씨로 인해 제법 더운 공기가 연습장을 휘감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에 열중이다. 대본 겉장에 ‘갯골의 여자들’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이번 무대에 설 작품인 것 같다.
언뜻 보면 이들은 평범한 일반주부들로 보이지만 실제 연극사랑으로 똘똘 뭉쳐진 강남주부극단 ‘유리구두’ 단원들이다. 단지 연극이 좋아 뜨거운 정열과 사랑으로 결성된 주부들 모임이다. 아마추어 배우지만 무대에 설 때만은 프로배우 못지않은 연기와 인기로 많은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는다. 특히 그들이 자주 서는 강남구민회관에서는 작품 공연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유리구두’ 극단은 현재 20여명의 단원들로 결성되어 있다. 93년에 창단되어 강남에서 13년째 ‘강남 현대 주부극단’으로 활동해오다 2005년 ‘유리구두’란 명칭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997년 매년 개최됐던 ‘전국 주부연극제’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2번이나 받으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제1회 서울시민 예술축제 연극부문에서 뮤지컬 ‘가스펠’로 영예의 대상을 받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주부극단으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이외도 ‘시집가는 날’ ‘베비장전’ ‘’넌센스‘ ’서울에서 온 팥쥐‘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고 2003년 여름에는 뮤지컬 ’가스펠‘로 강남구민회관 목요상설 아마추어 공연 중 최다 관객을 동원을 하기도 했다.
유리구두 극단의 조성아(40세) 회장은 “이러한 쾌거는 주부라는 이름의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력의 결과”라며 단원들의 칭찬에 여념이 없다.

가장 열렬한 극성팬은 남편들
‘유리구두’의 단원들이 모두 주부이다보니 사실 활동에 제약받을 할 때가 많다. 가족들 역시 처음에는 연극을 한다고 할 때 모두 반대를 했지만 지금은 정 반대다. 조 회장은 중학생인 딸이 엄마가 연극배우라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다니는걸 알고 가슴이 뿌듯했다고 한다.
어떤 단원의 남편은 공연이 있을 때마다 꽃다발과 사진을 찍어주고 하다못해 회사동료들까지 동원해 공연장을 찾는 열혈 극성팬(?)이다.
하지만 가정을 가진 주부들이기에 편한 점들도 많다. 하루 종일 연습이 있는 날은 도시락을 싸와 서로 나눠 먹으며 깔깔 웃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으면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금방 풀어지고 서로에게 가슴을 털어 놓는다.
창립멤버로 16년째 활동을 하고 있는 손영실(54세)씨는 “성격이 소극적이었으나 연극을 하면서 활발해지고 주위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성격으로 바뀌었다”며 “혹시 집안에만 있다가 갱년기 장애나 우울증 등을 겪고 있다면 연극을 해보라”고 권했다 .
이현주(35세)씨도 “단원들과 연습을 하면서 자주 어울리다보니 소극적이던 성격이 사라지고 상대에게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 작품이 선정되면 2개월 전 부터 연습 강행군이 펼쳐지지만 자신들이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힘들 줄을 모른다. 앞으로는 아동극이나 노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을 선정해 고아원이나 양로원으로 봉사공연을 갈 생각이다.
조 회장은 “흔히들 연극극단에 들어오려면 연기를 잘해야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연극에 대한 열정과 관심만 있으면 얼마든지 유리구두 식구가 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한민자 리포터hmj64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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