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사람들-경기고 동창 산악등반 동호회 ‘관악 74’

산과 친구 하나 되어 일, 건강 함께 챙겨

지역내일 2008-10-06

요즘 어딜 가나 동호회들이 아주 많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인터넷 카페를 통하면 자신의 입맛대로 고를 수도 있다. 대개의 동호회가 취미와 분위기, 뜻만 맞으면 활동을 하지만 고교동창끼리 모여 동호회를 만들어 모이면 만나는 의미가 각별할 것 같다. 매주 일요일 관악산만을 주장하며 산행을 고집하고 있는 산악등반 ‘관악74’는 그런 면에서 사람냄새 나는 동호회임을 자부한다.

“순수 토종(?) 끼리인 고교 동기들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산행을 하고 있다. 요즘 온라인을 통해 만나는 모임들도 많이 있지만, 직접 얼굴 보지 않고 글로 이야기 주고받는 게 미덥지도 않고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산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김태훈 동호회 회장은 서두를 꺼낸다.

사업도 관악산 기운 받아 잘돼, 관악 매니아 자처
경기고 74기 고교동창들이 모여 12년 전부터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한 ‘관악74’는 현재 20여명의 회원들이 산에 오르고 있다. ‘관악74’가 유난히 관악산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곳곳에 드러난 암봉들이 깊은 골짜기와 어울려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도심에서 가까워 누구나 하루 일정으로 산에 오를 수 있는 데에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태훈 회장의 경우 “옛날에 원효·의상 등의 고승들이 수도하던 산사가 있어 남다른 애착이 간다” 면서 “특히 연주암에 올라가 108배를 하며 사업상 진행되던 의료 로봇 로보닥이 미FDA 승인을 받기를 간절히 기도했었는데 관악의 기운을 받아 이루어진 것 같다”며 관악 매니아임을 자처한다. ‘관악74’의 회원인 고려대 건축학과의 이경훈 교수 역시 “쉽지 않은 산행이지만 새벽에 올라 산의 기운을 맞으면 일상의 번잡함이 단숨에 날아간다. 특히 고교시절 동창들과의 산행이라 부담없이 갔다 오고 나면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새벽 7시에 만나 연주대 코스로 진행되는 산행은 입구에서부터 고교동창들이라 그런지 유난히 편하고 유쾌하다. 2시간여 정도 연주대를 향해 오르다 보면 흥건히 몸에 베이는 땀과 어울려 한 주간 지냈던 일과 가족 이야기, 청소년 시절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상에 이르게 된다.

숲 방출 음이온, 건강을 챙기는 데 최고
“연주암 산사 정상에 올라 아침절밥을 얻어먹는 맛은 세상의 그 어떤 밥맛과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꿀맛이다”는 서진산업의 대표인 서승원 회원 역시 “숲에서 방출되는 음이온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며 건강을 챙기는 데에는 산행이라는 최고라는 말도 덧붙인다. 맑으면 맑은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산행을 하다가도 좋은 경치가 있으면 한나절 쉬어 가며 오이를 나눠 씹어 먹는 재미는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다. 서초동에서 치과병원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 정문섭 원장은 “봄에는 관악산 입구 쪽으로 벚꽃이 만발한다. 또 철쭉이 필 때는 철쭉제가 열리기도 한다”며 “사시사철 피는 꽃들을 보면서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존재를 느낀다. 고교 동창들이라 비슷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더욱 편안한 산행이 되고 있다”며 관악산의 매력을 전했다.
동호회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뚜렷한 목표의식이나 목적도 없다. 단지 친구들과의 우정과 관계가 더없이 편안하고 좋다는 이유 하나다. 그래서 어떤 목적을 가진 동호회보다 끈끈함이 묻어난다.

일요일 아침 7시 과천 중학교 후문 집합
골프티칭프로인 김인배 회원은 “각자 사회생활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순수했던 청소년시절로 돌아가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들이 뭉쳐져서 그런 것 같다”며 “변하지 않을 유일한 모임”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경기고 74기 동창회장 겸 ‘관악 74’의 회장인 김태훈 회장은 “공기 맑은 새벽 등산길이어서 반듯한 생각들이 가득 찬다. 요즘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들이지만 일에서 벗어나 건강과 즐거움을 얻는 데엔 산행이 제일 좋다”고 권한다. 다가오는 일요일에도 경기고 74기 동창회의 ‘관악 74’는 어김없이 아침 7시 과천 중학교 후문에 모여 부러운 산행을 시작할 것이다.

김순아 리포터 oksana75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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