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똑똑이 벗어나자는 시스템, 개인의 가능성 지닌 선진형 입시전형
올 입시에서 본격 도입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입학사정관제. 고1, 중3 남학생을 둔 성진희(45,우면동)씨는 “막상 뭘 준비해야 할 지 아이에게 딱히 방향을 잡아주기 어려워 여기저기 물어보고 있다“며 ”사실 그동안 아이의 개성은 무시한 채 공부만 강조하고 점수로만 따졌었는데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위 개성이 없는 ‘점수 따는 기계’보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될 성 부른 떡잎’을 어떻게 선발하는 것일까? 획일화된 교과 성적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소질을 발굴하여 입시에 적극 반영하는 선진형 입시전형 방법인 입학사정관제는 과연 어떤 것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현 고2, 2010학년도 입시에 3,000명 선발
올해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12개 대학에서 실시하지만, 현재의 고교 2학년들이 지원하는 2010학년도 대입시에서는 무려 10배에 가까운 3,000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다. 교육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입시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이유는 사실 입학사정관제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일류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을 수십 명씩 두고 SAT(미국 수능)나 고교 내신처럼 객관적으로 계량화한 점수보다는 성장 환경이나 경험의 다양성, 미래의 발전 가능성, 리더십 등을 깊이 있게 평가해 학생을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SAT 만점자나 전교 1등이 하버드나 예일대 입학에서 숱하게 낙방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지필고사만 잘 보는 학생,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는 창의성과 진취성, 개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 못해도 한 가지 재능만 있으면 된다?
우리의 대입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른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한 가지로 선발하기보다 ''평가 잣대 다양성''으로 더 공정한 선발방식이라는 평이다. 세한 아카데미의 김철영 원장은 “한마디로 정답이 없다. 점수 위주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젠 부모도 바뀌고 학교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부모들이 해야 할 점은 자녀의 개성과 특징을 먼저 찾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장래 전공과 비전을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로 동기를 부여하고 공부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요즘 학부모들이 정보량이 너무 많다보니 대다수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아이들의 관심분야와 적성은 무시된 채 오로지 점수에 맞는 대학입시이다 보니 당황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와이즈멘토의 조진표 대표는 “입학사정관제는 미국 대부분 대학이 운영하는 검증된 제도다. 수능 1~2점으로 입학 여부가 갈리는 국내 대학의 학생선발 방식은 창의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 앞으로 대학마다 특성이 생기겠지만 공부 못해도 한 가지 재능만 있으면 된다는 해석상의 오류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한 방향 뛰면 1등 한 명, 가운데 모아놓고 360도로 뛰게 하면 다 1등
실제 사례로 울산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은 과학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이 열심히 한 활동을 인정받아 합격했다.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한 열정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비슷한 예로 민사고 출신으로 성적도 우수하고 올림피아드 금상도 수상한 학생은 연세대에 합격하지 못했다.
반면에 그에 비해 성적도 낮고 수상경력도 없는 학생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중앙대 의대에 합격했다. 이렇게 봉사활동, 수상실적 등 비교과 활동이 많다는 이유로 ''잠재력이 뛰어난 우수학생''이라고 합격 판정을 내리지도 않는다.
김 원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시되므로 무엇보다 자신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먼저 현실적 대안은 교육의 큰 틀이 바뀌어져야 된다. 교과목을 대폭 줄이고 잉여 교사진을 진학 카운슬링으로 대체 보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대학이 이 제도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그러려면 철저한 준비로 학생과 학부모가 납득할 수 있는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점들에 대해 조 대표는 “헛똑똑이에서 벗어나자는 시스템으로, 1등보다 재능 있는 10등을 찾아 나선다는 결론이다”며 “이어령 교수의 저서 ‘젊음의 탄생’에 ‘한 방향으로 뛰게 하면 1등 한 명뿐이 없지만 가운데 모아놓고 360도로 뛰게 하면 다 1등’이란 말이 있다.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취지다”고 덧붙였다.
김순아 리포터 oksana75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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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입시에서 본격 도입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입학사정관제. 고1, 중3 남학생을 둔 성진희(45,우면동)씨는 “막상 뭘 준비해야 할 지 아이에게 딱히 방향을 잡아주기 어려워 여기저기 물어보고 있다“며 ”사실 그동안 아이의 개성은 무시한 채 공부만 강조하고 점수로만 따졌었는데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위 개성이 없는 ‘점수 따는 기계’보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될 성 부른 떡잎’을 어떻게 선발하는 것일까? 획일화된 교과 성적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소질을 발굴하여 입시에 적극 반영하는 선진형 입시전형 방법인 입학사정관제는 과연 어떤 것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현 고2, 2010학년도 입시에 3,000명 선발
올해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12개 대학에서 실시하지만, 현재의 고교 2학년들이 지원하는 2010학년도 대입시에서는 무려 10배에 가까운 3,000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다. 교육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입시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이유는 사실 입학사정관제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일류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을 수십 명씩 두고 SAT(미국 수능)나 고교 내신처럼 객관적으로 계량화한 점수보다는 성장 환경이나 경험의 다양성, 미래의 발전 가능성, 리더십 등을 깊이 있게 평가해 학생을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SAT 만점자나 전교 1등이 하버드나 예일대 입학에서 숱하게 낙방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지필고사만 잘 보는 학생,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는 창의성과 진취성, 개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 못해도 한 가지 재능만 있으면 된다?
우리의 대입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른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한 가지로 선발하기보다 ''평가 잣대 다양성''으로 더 공정한 선발방식이라는 평이다. 세한 아카데미의 김철영 원장은 “한마디로 정답이 없다. 점수 위주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젠 부모도 바뀌고 학교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부모들이 해야 할 점은 자녀의 개성과 특징을 먼저 찾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장래 전공과 비전을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로 동기를 부여하고 공부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요즘 학부모들이 정보량이 너무 많다보니 대다수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아이들의 관심분야와 적성은 무시된 채 오로지 점수에 맞는 대학입시이다 보니 당황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와이즈멘토의 조진표 대표는 “입학사정관제는 미국 대부분 대학이 운영하는 검증된 제도다. 수능 1~2점으로 입학 여부가 갈리는 국내 대학의 학생선발 방식은 창의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 앞으로 대학마다 특성이 생기겠지만 공부 못해도 한 가지 재능만 있으면 된다는 해석상의 오류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한 방향 뛰면 1등 한 명, 가운데 모아놓고 360도로 뛰게 하면 다 1등
실제 사례로 울산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은 과학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이 열심히 한 활동을 인정받아 합격했다.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한 열정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비슷한 예로 민사고 출신으로 성적도 우수하고 올림피아드 금상도 수상한 학생은 연세대에 합격하지 못했다.
반면에 그에 비해 성적도 낮고 수상경력도 없는 학생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중앙대 의대에 합격했다. 이렇게 봉사활동, 수상실적 등 비교과 활동이 많다는 이유로 ''잠재력이 뛰어난 우수학생''이라고 합격 판정을 내리지도 않는다.
김 원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시되므로 무엇보다 자신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먼저 현실적 대안은 교육의 큰 틀이 바뀌어져야 된다. 교과목을 대폭 줄이고 잉여 교사진을 진학 카운슬링으로 대체 보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대학이 이 제도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그러려면 철저한 준비로 학생과 학부모가 납득할 수 있는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점들에 대해 조 대표는 “헛똑똑이에서 벗어나자는 시스템으로, 1등보다 재능 있는 10등을 찾아 나선다는 결론이다”며 “이어령 교수의 저서 ‘젊음의 탄생’에 ‘한 방향으로 뛰게 하면 1등 한 명뿐이 없지만 가운데 모아놓고 360도로 뛰게 하면 다 1등’이란 말이 있다.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취지다”고 덧붙였다.
김순아 리포터 oksana75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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