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왕절개 실태 ‘심각한 수준’

신생아 절반 ‘제왕절개’로 탄생

지역내일 2000-08-16
구미지역의 신생아의 절반 가량이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나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술 시 마취가 신생아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제왕절개가 일반적인 분만형태로 자리잡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지역의 제왕절개 비율은 41.7%.
이는 전국 평균인 43%보다 낮지만 △일본 15% △미국 20% 등과 비교할 때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또 제왕절개 비율은 △효성산부인과의원 44.1% △순천향구미병원 42.2% △구미차병원 39.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 선진국보다 2배∼3배 많아

이처럼 제왕절개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 병원의 한 관계자는 산모가 분만시의 고통을 피하기 위한 조처로 제왕절개를 간단하게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학력이 높아질수록 고통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결혼연령이 높아지면서 초산의 나이가 점점 더 높아지면 제왕절개의 비율도 따라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제왕절개가 자연분만보다 더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특히 수술을 위한 마취가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자연분만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제왕절개 비율이 13%에 불과하며 △미국 20% △영국 16% 등 우리나라보다 2배∼3배 적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병원 수익 2.5배 이상 증가

제왕절개 비율에 대해선 병원측에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모(27·송정동)씨는 “제왕절개를 하고 싶다는 말에 병원에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순순히 응해 줬다”면서 “제왕절개의 위험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산모와 태아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에서 제왕절개의 위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다는 주장.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병원 수입을 직접적으로 늘여주는 제왕절개를 의사가 굳이 반대할 이유가 있겠는가”면서 “산모와 태아의 위험에 대해 제대로 지적해 주지 않는 것은 병원의 기본적인 태도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제왕절개의 경우 자연분만 보다 최소 2.5배가량 병원 수입의 증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9년 하반기의 제왕절개 수술만을 두고 볼 때 최소치로 추산하더라도 △순천향구미병원 1억5천5백만원 △구미차병원 8천6백만원 △효성산부인과의원 5천7백만원 등의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병원 측 “제왕절개 회피” 주장

반면 효성산부인과의 한 관계자는 “초산에서 제왕절개를 한 산모의 경우 수술을 하겠다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 수입의 측면에서 도 제왕절개가 큰 도움이 되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차병원 측은 “산모에 대한 산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제왕절개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순천향병원도 “실제 제왕절개율은 이보다 낮을 것”이라며 “환자들에게 충분히 경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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