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야당 총재 ‘재선 1년’

대세론 퍼졌으나 지지도는 추락

지역내일 2001-05-31
31일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야당 총재로 재선된 지 1주년 째 되는 날이다. 지난 1년간은 이 총재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회 정치적 조건아래에서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정립하려는 실험을 했던 기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이 총재는 정치권에서는 ‘이회창 대세론’이 퍼져 차기 대선 당선 가능성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민심에서는 지지도가 24%에서 12%로 추락하는 이중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회창 대세론’은 지난 총선 결과에서 드러난 ‘영남권 결집 현상’에 힘입어 형성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되찾아 오자’는 말로 표현되고 있는 ‘영남권 결집 현상’은 지역적 지지기반이나 당내 세력이 취약한 이회창 총재를 지탱해주는 힘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내에서 ‘차기 주자는 이회창’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또 ‘선거 지형상’ 영남권이 결집하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여당내에 경쟁력 있는 차기 주자가 마땅히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회창 대세론’은 정치권으로 점차 확산돼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과는 달리 이 총재가 민심으로부터는 차갑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길 리서치가 지난해 5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회창 총재의 역할수행에 대해 23.8%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반면, 올 5월에는 그 수치가 11.7%로 절반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지지도가 폭락한 것으로 드러나 ‘영남 결집 현상’에 대비해 ‘수도권 외면 현상’이 상존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수도권 외면 현상’은 새로운 야당상을 보여주려는 실험에 대해 수도권 유권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남북관계에서의 보수노선, 친 재벌성향의 모습, 영남 출신 인사들에 의존하려는 모습 등이 부정적 평가의 주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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