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 총장 퇴임 "고독한 가시밭길"

항명파동 등 시련 겪어 … 조직단합 노력

지역내일 2001-05-25 (수정 2001-05-25 오전 7:53:57)
박순용 검찰총장이 25일 2년 임기를 마치고 검찰을 떠났다. 박 총장은 김기춘 정구영 김도언
전총장에 이어 4번째로 임기를 제대로 마친 총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박 총장 재직 동안 검찰은 여러번 파동을 겪었다.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
업유도’사건, 심재륜 전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 검찰총장 탄핵파문, 옷로비사건 특별검사제
등 사건자체는 개인비리에 관한 것이지만 동료와 후배들이 줄줄이 옷을 벗는 수모를 지켜봐
야 했다.
검찰은 조직분열과 상호 불신으로 최대의 시련에 부딪쳤다. 박 총장은 99년 12월 30일 아무
런 상의없이 돌연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임기제 총장의 자진사퇴는 이례적인 것이었지
만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표시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표를 즉각 반
려했다.
이후 박 총장은 조직재건에 나섰다. 전국의 검사들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 격려하고 평검사
연찬회를 개최해 언로를 개방했다. 일선 부장검사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는 ‘부장검사 중
심 수사체제’를 도입하는 한편 수사비를 최대한 지원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 총장은 퇴임사에서 “검찰총장 재직동안 고독한 가시밭길이었다”며 “검찰이 단합과 안
정을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25일 대검찰청 모든 부서를 일일이 돌며 28년간
의 검사생활을 조용히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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