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을 늘려라” 눈물겨운 세수확보

지역내일 2008-04-04
쓰레기봉투에 광고유치, 예산집행 늦춰 이자 불려
기초자치단체마다 톡톡튀는 세수입 아이디어 눈길

#사례 1
부산 서구청은 예산지출을 최대한 늦추는 ‘예금재테크’를 통해 이자수입을 크게 늘였다.
‘예금재테크’는 사업부서별로 매월 일괄 배정하던 예산을 각 사업별로 지출 하루 전에 배정하면서 예금을 최대한 오래, 최대한 많이 보유해 한 푼의 이자라도 늘이는 방법이다.
특히 1% 금리인 공공예금에 가입돼 있던 각종 보조금들을 금리 3.4%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으로 바꿔 이자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방법으로 서구청은 지난해 1월과 2월에 비해 이자수입이 2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4배나 늘렸다고 밝혔다.

#사례 2
서울 종로구는 3월부터 대학로 문화의 거리 가로등에 원형 게시판을 설치했다. 전국소공연장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공연홍보물과 공연 후원기업의 홍보물을 게시하기 위해서다. 도심 자투리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다.
종로구는 월 93만5000원의 가로등사용료와 광고물 게시료 등으로 연간 6000여원에 달하는 세외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공연장에서 얻은 수익으로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지원을 더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법인카드 사용 포인트도 ‘돈’ = 낮은 재정자립도로 살림살이가 빠듯한 기초자치단체들이 예산을 절감하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4월부터 쓰레기종량제봉투에 상업광고를 유치해 판매에 들어갔다. 10리터 봉투 1매당 2원씩 30만매(60만원)를 기본으로 광고주와 계약하고 있다. 연간 4000만원의 세외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해운대구 청소행정과 임경희 담당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쓰레기봉투 광고는 저렴한 비용으로 큰 홍보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많은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청과 진구청 등도 쓰레기봉투에 상업광고를 유치해 세외수입 올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진구청은 구청예산을 집행하면서 사용한 법인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해 세수입으로 적립하고 있다. 올해는 전체 공무원이 개인 신용카드를 ‘부산진구 마이홈 러브카드’로 바꿨다. 사용액 중 0.2%를 세외수입으로 적립해 현재까지 3700만원의 세외수입을 올렸다. 이 적립금은 저소득 주민을 위한 복지사업, 일자리 창출 등에 투자한다.
◆관행 탈피한 적극행정으로 예산절감 = 관행을 탈피한 적극적인 행정으로 예산을 절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강동구는 자동차등록업무를 하면서 보조번호판 판매를 제도화해 연간 3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개당 1만~2만원씩 하는 보조번호판은 지금까지 대행업자나 공익근무요원의 부가수입원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청 수익기반으로 제도화했다. 자동차등록을 위해 구청을 찾는 주민에게 구입을 권고, 월 120~130여개씩 판매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연간 억대의 예산이 드는 인터넷방송을 추진하면서 직원들이 직접 콘텐츠를 개발하고 동영상까지 제작해 전문업체에 지급할 용역비를 절감하고 있다.
전남 광양시도 용역을 주던 시정홍보물과 영상보고서 등을 최근 직접 제작해 경상비 3900만원을 절감했다.
경남 통영시는 2월 한달동안 사용한 폐현수막을 수거해 재단과 재봉작업을 거쳐 포대 2000여매를 제작했다. 이 포대는 자연정화활동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포대구입비를 절약하게 된 셈이다.
전남도는 화장실에 자동점멸기를 부착하고 매일 오후 7시와 자정에 본청 전원장치를 모두 차단하는 등 불필요한 전기사용을 억제해 연간 3000만원의 전기료를 아꼈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갈수록 떨어지는 재정자립도와 정부의 10%경비절감 방침으로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세수입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마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원종태 기자 전국종합 jt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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