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금융시장..재테크 `안갯속''>

지역내일 2008-03-27
"투자수익보다는 리스크 헤지 우선"

연합뉴스 조재영 이준서 기자
외환, 채권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투자자들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시장이 가뜩이나 민감한 상황에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의 입장마저 엇갈리면서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올초 급락했던 대출금리는 3주째 급등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장중 800원대로 급락했던 환율은 이번달 1030원에 육박하는 등 5개월도 지나지 않아 천장과 바닥을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160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대체투자처로 각광을 받았던 원자재펀드도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27일 요즘처럼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는 부(富)를 늘리는 전략보다 리스크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환율 일시적 급등락..관망세 필요 = 지난해 중공업체의 과도한 선물환 매도 등으로 하락한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 등이 겹치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의 입장도 엇갈려 하루 만에 방향을 급선회하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이다.
한은 총재가 25일 "단기적으로 천장을 테스트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자 환율이 20.9원 폭락했지만 다음날 재정부 차관이 "(급등보다) 급락이 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하자 곧바로 10.5원 반등했다.
이처럼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당장 외화가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
중공업체나 정유사 등 기업체 또는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대부분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유학생 자녀 등에게 송금해야 하는 고객들은 송금액을 최대한 줄이거나 송금시점을 늦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환은행 강남외환센터 한현우 차장은 "하루에도 환율이 급변동하고 있어 고객들도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특히 당장 해외주택 잔금을 치러야하는 이주고객들이 위험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이주센터 관계자들은 기본적으로 달러화 약세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만큼 1,000원선 부근에서 급등락하고 있는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될 것으로보고 있다.
신한은행 무교글로벌센터 임창희 과장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환율 전망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을 관망하는 고객들도 많다"며 "당장 필요한 외화가 아니라면 최대한 달러 매입 시점을 늦추는 쪽으로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도 롤러코스터..대출은 = 변동금리부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도 최근 상승세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대출 고객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CD금리는 지난 1월10일 연 5.89%로 고점을 찍고 급락하면서 이달 초 5.17%까지 떨어졌으나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2주간 0.2%포인트 가까이 오르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3년 만기 기준)는 더 가파른 변동성을 보이며 한때 CD금리를 밑돌기도 했지만 다시 급등하면서 CD 금리보다 0.5%포인트이상 높아졌다.
즉 현재로서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중소기업대출 등 각종 대출에 받는 데 있어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개인여신부 고광래 팀장은 "현재는 고정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기존 변동금리 대출고객이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는 더더욱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며 "신규 대출 고객들은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연계한 대출로 향후 리스크를 없애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기간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만기 6개월 및 9개월 짜리 은행채는 현재 CD보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이 기간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고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대출을 조정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원자재 펀드, 장기적 상승" = 신흥시장의 고성장으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최근 금융불안으로 투기수요가 가세하면서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도 널뛰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일단락됐다는 관측과 함께 상품시장으로 몰렸던 투기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급락세로 돌아서 투자자들을 일순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주 영국 원자재조사청(CRB)이 산출하는 CRB 상품지수가 한 주 동안 8.3% 떨어져 지수 산출이 시작된 1956년 이후 주간 단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가 이번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양상이다.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국제유가(WTI)도 26일 기준 다시 100달러를 웃돌았고 곡류도 코코아, 커피, 쌀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온스당 1000달러를 훌쩍 넘었던 금값도 920~ 930달러 선으로 떨어지는 등 급등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관련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은 단기간 조정 국면을 거친 뒤 다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장기적 시각에서 관련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황의진 과장은 "오히려 지금이 실물자산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변동성 큰 만큼 전체 자산배분에서 20% 이상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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