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중장비 이어 조선소 등 신산업 유치 현실로
지난해 218개 기업 군산에 둥지, 경제도시 부푼 꿈
‘새만금 조기개발’ 후광 … 교육·문화인프라 구축 과제로
전북 군산시 소룡동 현대중공업 교육장.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1월 군장 국가산업단지에 조선소 건립계획을 확정한 후 군산공장에 투입한 신규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공모를 거쳐 선발된 2기 교육생 170여명이 용접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군산과 울산 교육원에서 올해말까지 800명을 포함, 1220명의 신규인력을 군산공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신상봉 부장은 “1차 모집에서 응시자가 몰려 2차 모집까지 마쳤을 정도”라며 “군산공장 가동을 위한 필수인원 모집이 끝나는 2009년 6월 이후에도 지속적인 기능인력 양성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수출기지의 적지라는 지리적 여건을 갖고서도 ‘인구 26만여명의 지방의 작은 도시’의 틀을 벗지 못하던 전북 군산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과거 호남에서 생산된 미곡을 실어 나르던 항구의 이미지를 벗어나 대단위 복합산업과 기업이 활동하는 생산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군산~김제~부안을 잇는 새만금 지역에 대한 개발을 10년 앞당겨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동북아를 향한 교두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부풀어 있는 상태다.
◆지난해 218개 기업 몰려 “산업단지가 동났다” = 변화의 시작은 기업활동에서 잘 나타난다.
GM대우차(승용) 타타대우(상용) 등 자동차 생산기지에 이어 대형 건설중장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동양제철화학 등 대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여기에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조선소와 블록공장을 건설하면서 신산업 중심도시의 부푼 꿈을 꾸고 있다.
군산시에 지난해 새 둥지를 튼 기업만 해도 218개에 이른다. 2만여명의 추가 고용이 기대된다. 단순 제조업에서 기계·자동차산업 및 조선산업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 장재식 부시장은 “기업지원 및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당 11만8000원으로 저렴한 산업용지, 유관기업의 연쇄 이동 등으로 기업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새만금지구 등이 경제자유구역으로 확정됨에 따라 군산을 미래형 신산업의 핵심 기지로 조성해 동아시아 최고의 관광레저 거점으로 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몰려들면서 당장 입주에 필요한 산업단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형편이다. 군산산단은 567만6000㎡ 모두 분양됐고 군장산단도 1010만㎡ 중 87.6%인 881만6000㎡가 매각됐다.
올해 목표로 정한 100개 기업을 유치해도 내 줄 땅이 없는 ‘웃으면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용지를 매입한 업체 가운데 착공을 미루고 있는 205개 기업에 하소연을 담은 통첩장을 보냈다. 최근 군산지역의 공장용지 가격이 오르자 부동산 값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업체가 다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말 전북지역 지가변동 표본지 평가에서 군산의 지가 상승률은 0.416%로 전북 평균 0.095%를 4배 이상 웃돌며 가장 크게 땅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시 이종홍 투자지원과장은 “입주계약 체결 후부터 3년 이내에 공장을 착공토록 한 ‘산업집적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기간(6개월)을 거쳐 입주계약을 모두 해지,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장착공 의사가 있는 업체에는 가장 빠르고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도 담았다.
시는 또 부족한 공장용지를 해결하기 위해 내초동과 새만금에 2단계로 나눠 산단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2010년 이전에 산업단지와 자동차 전용도로 사이의 논 497만㎡에 내초동 산단을 조성해 공급하고 새만금 북쪽 군장산단 인접지구에 2006년 4월 새만금방조제 끝막이 공사 이후 뭍으로 드러난 1000만㎡를 매립, 활용할 방침이다.
◆새만금 조기개발 후광 기대 = 무엇보다 군산이 주목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새만금 조기개발 움직임이다. 이명박 정부가 새만금을 신산업 중심지역으로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당겨 개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전북도는 새만금내부개발 이전에 군산 고군산군도를 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군산 해양관광단지 사업은 새만금방조제와 연결된 신시도를 중심으로 인근의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일대를 개발, 마리나 시설과 호텔, 콘도, 컨벤션센터,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선다. 이곳은 또 전북도가 추진중인 카지노와 대학, 병원 등이 들어서는 해양리조트 건설 후보지로도 꼽힌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새만금 방조제 도로가 완공되면 해마다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내부개발이 끝나는 2020년경에는 1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서해의 대표적인 체류 관광도시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해안을 따라 형성된 송도, 당진-평택, 광양 등 유사한 입지여건을 갖춘 지역과의 경쟁을 거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교육, 문화 인프라 등이 숙제로 남아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부터 성적 우수학생들이 지역 고교로 진학하면 1인당 최고 800만원을 주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졸업식에서 27명이 선정돼 장학금을 받았다. 또 서울 유명 학원 강사와 군산지역 교사 논술강사 등 24명을 선발해 학기 중에 학생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 논술을 토·일요일 각각 4시간씩 무료로 가르치는 집중학습도 지원한다.
장재식 부시장은 “타지 유치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가족이 군산에 정착하기 위한 필수요건이 교육인프라 확보”라며 “‘돈을 주고 학생은 산다’는 비난도 있지만 기업유치와 일자리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감내해야 할 과정”이라고 말했다.
군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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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18개 기업 군산에 둥지, 경제도시 부푼 꿈
‘새만금 조기개발’ 후광 … 교육·문화인프라 구축 과제로
전북 군산시 소룡동 현대중공업 교육장.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1월 군장 국가산업단지에 조선소 건립계획을 확정한 후 군산공장에 투입한 신규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공모를 거쳐 선발된 2기 교육생 170여명이 용접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군산과 울산 교육원에서 올해말까지 800명을 포함, 1220명의 신규인력을 군산공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신상봉 부장은 “1차 모집에서 응시자가 몰려 2차 모집까지 마쳤을 정도”라며 “군산공장 가동을 위한 필수인원 모집이 끝나는 2009년 6월 이후에도 지속적인 기능인력 양성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수출기지의 적지라는 지리적 여건을 갖고서도 ‘인구 26만여명의 지방의 작은 도시’의 틀을 벗지 못하던 전북 군산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과거 호남에서 생산된 미곡을 실어 나르던 항구의 이미지를 벗어나 대단위 복합산업과 기업이 활동하는 생산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군산~김제~부안을 잇는 새만금 지역에 대한 개발을 10년 앞당겨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동북아를 향한 교두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부풀어 있는 상태다.
◆지난해 218개 기업 몰려 “산업단지가 동났다” = 변화의 시작은 기업활동에서 잘 나타난다.
GM대우차(승용) 타타대우(상용) 등 자동차 생산기지에 이어 대형 건설중장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동양제철화학 등 대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여기에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조선소와 블록공장을 건설하면서 신산업 중심도시의 부푼 꿈을 꾸고 있다.
군산시에 지난해 새 둥지를 튼 기업만 해도 218개에 이른다. 2만여명의 추가 고용이 기대된다. 단순 제조업에서 기계·자동차산업 및 조선산업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 장재식 부시장은 “기업지원 및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당 11만8000원으로 저렴한 산업용지, 유관기업의 연쇄 이동 등으로 기업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새만금지구 등이 경제자유구역으로 확정됨에 따라 군산을 미래형 신산업의 핵심 기지로 조성해 동아시아 최고의 관광레저 거점으로 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몰려들면서 당장 입주에 필요한 산업단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형편이다. 군산산단은 567만6000㎡ 모두 분양됐고 군장산단도 1010만㎡ 중 87.6%인 881만6000㎡가 매각됐다.
올해 목표로 정한 100개 기업을 유치해도 내 줄 땅이 없는 ‘웃으면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용지를 매입한 업체 가운데 착공을 미루고 있는 205개 기업에 하소연을 담은 통첩장을 보냈다. 최근 군산지역의 공장용지 가격이 오르자 부동산 값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업체가 다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말 전북지역 지가변동 표본지 평가에서 군산의 지가 상승률은 0.416%로 전북 평균 0.095%를 4배 이상 웃돌며 가장 크게 땅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시 이종홍 투자지원과장은 “입주계약 체결 후부터 3년 이내에 공장을 착공토록 한 ‘산업집적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기간(6개월)을 거쳐 입주계약을 모두 해지,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장착공 의사가 있는 업체에는 가장 빠르고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도 담았다.
시는 또 부족한 공장용지를 해결하기 위해 내초동과 새만금에 2단계로 나눠 산단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2010년 이전에 산업단지와 자동차 전용도로 사이의 논 497만㎡에 내초동 산단을 조성해 공급하고 새만금 북쪽 군장산단 인접지구에 2006년 4월 새만금방조제 끝막이 공사 이후 뭍으로 드러난 1000만㎡를 매립, 활용할 방침이다.
◆새만금 조기개발 후광 기대 = 무엇보다 군산이 주목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새만금 조기개발 움직임이다. 이명박 정부가 새만금을 신산업 중심지역으로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당겨 개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전북도는 새만금내부개발 이전에 군산 고군산군도를 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군산 해양관광단지 사업은 새만금방조제와 연결된 신시도를 중심으로 인근의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일대를 개발, 마리나 시설과 호텔, 콘도, 컨벤션센터,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선다. 이곳은 또 전북도가 추진중인 카지노와 대학, 병원 등이 들어서는 해양리조트 건설 후보지로도 꼽힌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새만금 방조제 도로가 완공되면 해마다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내부개발이 끝나는 2020년경에는 1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서해의 대표적인 체류 관광도시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해안을 따라 형성된 송도, 당진-평택, 광양 등 유사한 입지여건을 갖춘 지역과의 경쟁을 거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교육, 문화 인프라 등이 숙제로 남아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부터 성적 우수학생들이 지역 고교로 진학하면 1인당 최고 800만원을 주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졸업식에서 27명이 선정돼 장학금을 받았다. 또 서울 유명 학원 강사와 군산지역 교사 논술강사 등 24명을 선발해 학기 중에 학생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 논술을 토·일요일 각각 4시간씩 무료로 가르치는 집중학습도 지원한다.
장재식 부시장은 “타지 유치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가족이 군산에 정착하기 위한 필수요건이 교육인프라 확보”라며 “‘돈을 주고 학생은 산다’는 비난도 있지만 기업유치와 일자리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감내해야 할 과정”이라고 말했다.
군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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