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주제:
부제:
오늘 새벽에도 깨더니 땡깡이다.
어부바해라. 노래 불러줘라. 이리로 가자. 저리로 가자.
피곤한 몸을 일으켜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아이를 업고 노래를 부른다. 뒷산 부엉이 부엉부엉 운다~~ 이리 저리로 손가락질을 하는데 특별히 어딜 가겠다는 건 아닌 듯 하다. 그래도 제 맘에 안 차는지 고함을 지르며 운다. 이건 숫제 애를 보는 게 아니라 인내력 테스트를 받는 기분이다. 솟구쳐 오르는 열을 가라앉히고 조근조근 이야기를 한다.
하린아, 왜? 어디 가고 싶은데? 노래 불러줄까? 자두노래? 이렇게 비위를 맞춰 가며 살살 재워 본다. 이제 잠이 들었나 싶어 처네를 푸니, 그새 다시 깨어 또 떼굴떼굴 구르며 울고불고 난리다. 이번에는 안는다. 한동안 토닥이며 노래를 계속 부른다.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두 돌 무렵엔 엄마가 맘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충고를 한다. 그맘때 아이는 자기만의 생각을 구축하는 시기라 말도 안 되는 것에 고집을 부리거나 떼를 쓰기 때문에 거기에 일일이 신경 쓰게 되면 화만 나니까 이때는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비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 엄마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가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릇을 잘 들이려고 나무라기도 하고 심하면 매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엄마의 생각은 어쩌면 엄마 중심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아이의 행동에는 반드시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1주전 아이가 아파 응급실에 간 적이 있었다. 크룹이라고 했고 가습기 치료와 항생제 치료를 위해서 입원을 권유했다. 하지만 아이가 너무 무서워해서 그냥 집으로 데려와 치료했다.그런데 그 이후 밤에 잘 자려 하지 않고 땡깡을 부리고 새벽 3-4시나 되어서야 잠을 자는 것이었다. 한 이틀은 아파서 그러려니 하다가 삼일 째는 안되겠다 싶어 11시쯤 잘 채비를 갖추고 억지로 재우려 들었는데 잠은 자지 않고 더 짜증만 부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살살 달래다가 나중엔 결국 화를 내고 말았다. 그때는 이렇게 늦게 자는 버릇이 생기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그 날도 4시가 가까워서야 잠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날엔 에라, 그래. 너 자고 싶을 때 자라 하는 심정으로 내버려두었고 재미있게 놀아 주는데 마음을 썼다. 그랬더니 어제보단 훨씬 빠른 시간인 2시쯤 스스로 자는 것이었다. 이 일로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 생각대로 아이를 맞추려고 했구나. 아이는 응급실 사건 이후로 무서웠 했던 것인데, 그게 치유되기까지 나름대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인데. 엄마 생각대로 하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만 났구나.
미운 두살을 맞이하는 이 시점, 엄마는 두가지 다짐을 한다.
아이의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 걸 이해하자.
아이의 리듬에 맞추자. 엄마의 기준이 아니라.
-호원동 김현영, 주부
bluef88@hanmir.com
부제:
오늘 새벽에도 깨더니 땡깡이다.
어부바해라. 노래 불러줘라. 이리로 가자. 저리로 가자.
피곤한 몸을 일으켜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아이를 업고 노래를 부른다. 뒷산 부엉이 부엉부엉 운다~~ 이리 저리로 손가락질을 하는데 특별히 어딜 가겠다는 건 아닌 듯 하다. 그래도 제 맘에 안 차는지 고함을 지르며 운다. 이건 숫제 애를 보는 게 아니라 인내력 테스트를 받는 기분이다. 솟구쳐 오르는 열을 가라앉히고 조근조근 이야기를 한다.
하린아, 왜? 어디 가고 싶은데? 노래 불러줄까? 자두노래? 이렇게 비위를 맞춰 가며 살살 재워 본다. 이제 잠이 들었나 싶어 처네를 푸니, 그새 다시 깨어 또 떼굴떼굴 구르며 울고불고 난리다. 이번에는 안는다. 한동안 토닥이며 노래를 계속 부른다.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두 돌 무렵엔 엄마가 맘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충고를 한다. 그맘때 아이는 자기만의 생각을 구축하는 시기라 말도 안 되는 것에 고집을 부리거나 떼를 쓰기 때문에 거기에 일일이 신경 쓰게 되면 화만 나니까 이때는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비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 엄마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가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릇을 잘 들이려고 나무라기도 하고 심하면 매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엄마의 생각은 어쩌면 엄마 중심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아이의 행동에는 반드시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1주전 아이가 아파 응급실에 간 적이 있었다. 크룹이라고 했고 가습기 치료와 항생제 치료를 위해서 입원을 권유했다. 하지만 아이가 너무 무서워해서 그냥 집으로 데려와 치료했다.그런데 그 이후 밤에 잘 자려 하지 않고 땡깡을 부리고 새벽 3-4시나 되어서야 잠을 자는 것이었다. 한 이틀은 아파서 그러려니 하다가 삼일 째는 안되겠다 싶어 11시쯤 잘 채비를 갖추고 억지로 재우려 들었는데 잠은 자지 않고 더 짜증만 부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살살 달래다가 나중엔 결국 화를 내고 말았다. 그때는 이렇게 늦게 자는 버릇이 생기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그 날도 4시가 가까워서야 잠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날엔 에라, 그래. 너 자고 싶을 때 자라 하는 심정으로 내버려두었고 재미있게 놀아 주는데 마음을 썼다. 그랬더니 어제보단 훨씬 빠른 시간인 2시쯤 스스로 자는 것이었다. 이 일로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 생각대로 아이를 맞추려고 했구나. 아이는 응급실 사건 이후로 무서웠 했던 것인데, 그게 치유되기까지 나름대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인데. 엄마 생각대로 하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만 났구나.
미운 두살을 맞이하는 이 시점, 엄마는 두가지 다짐을 한다.
아이의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 걸 이해하자.
아이의 리듬에 맞추자. 엄마의 기준이 아니라.
-호원동 김현영,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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