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주택매매 늘었지만 산업기계 주문은 줄어

문패:FRB의 금리인하 효과 발휘되나

지역내일 2001-04-26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인하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는가. 주택 매매 실적을 놓고 볼 때 금리인하를 통한 소비촉진이라는 시나리오가 어느정도 가시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내구재 주문이 총량으로는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했지만 항목별로 보면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항목도 많아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기는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월간 매매실적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3월중 신규 단독주택 매매실적이 장기주택 할부금융 금리(모기지 금리) 인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신규 주택 매매를 놓고 볼 때 현재의 경제하강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말했다.
3월중 신규 단독주택 매매는 연간 기준으로 102만 채를 기록했는데, 2월은 91만 채였다. 톰슨 글로벌 마켓의 이코노미스트 서베이 전망치는 91만 채였다. 주택 재고도 사상 두번째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3월의 매매 속도라면 3.6개월 이내에 주택 재고가 모두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택 중간가격은 2월의 16만5000달러에서 16만4000달러로 약간 떨어졌다. 평균 가격도 21만100달러에서 20만9400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기존 주택 매매도 4.8% 증가한 544만 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 전망치는 511만 채였다. 2월은 519만 채. 전미 부동산협회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레레아는 “1999년 6월의 545만 채에 이어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모기지 금리 하락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주택 구매에 나서게 했다”고 밝혔다.
주택 거래 활성화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모기지 금리는 프레디 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3월에 6.95%를 기록, 2월의 7.05%에서 0.10%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3월의 8.24%와 비교하면 1.3%포인트나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예상치 못한 데이터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이 없다는 힌트를 줬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택 시장은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의 오아시스였다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인들은 여론조사에서 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계속해서 쇼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 상무부는 내구재 주문도 3% 증가한 205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내구재 출하가 늘어난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톰슨 파이낸셜 마켓의 서베이 전망치는 0.5% 증가에 불과했었다.
내구재는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의 고가품을 말하는 것으로 금융지원이 필요한 항목들이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7.3%, 0.4%씩 하락했었다. 그러나 월간으로 큰 폭의 변동을 보이는 운송과 관련된 항목을 제외할 경우, 내구재 주문은 1.8% 하락했다. 4개월 연속 떨어진 것이다. 반도체와 가전기기를 포함한 전자 및 전기제품 주문은 5.3% 떨어졌으며, 컴퓨터와 공작기계를 포함한 산업 기계는 0.7% 감소했다. 따라서 확실한 경제 회복세 조짐으로 보기가 힘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노던 트러스트 컴퍼니의 경제학자인 아샤 방갈로어는 “2월15일부터 지금까지 다른 경제 지표들이 엄청나게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주택 데이터들은 연방은행의 인플레 매파들에 의한 공격무기로 사용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연방부총재인 애리스 리블린은 “장기간에 걸쳐서(over sustained period) 경제에 대한 특별히 좋은 뉴스들만이 연방은행으로 하여금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에서 발을 뺄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방은행 주시자들은 연방은행이 특정 숫자에 반응하기 움직인다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 edaily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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