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라고 마냥 예산 갖고만 살 수 없다.

연공서열 파괴인사 매년 부실사업 5%도태 등 공기업 혁신 몰고와

지역내일 2000-10-09 (수정 2000-10-09 오후 4:20:45)
창간 기념 황두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인터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1일 공기업 가운데 최초로 팀제를 도입하면서 경영혁신에 나섰
다. 연공서열을 파괴한 인사와 팀제도입, 본사기능의 대폭축소와 지식기업추구, 해외 KOTRA무역관 기
능강화등 40여년만의 변화를 이끄는 황두연 KOTRA사장은 “공기업이라고 해서 마냥 정부 예산에만 의
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에 몰두하고 미치지않으면 성공할 수없다’는 인텔사 앤드류그로브
의 성공체험담을 떠올리며 팀제개혁에 나섰다는 황 사장은 “직원 자질을 높여 고객에게 최고의 서
비스를 주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경영혁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공기업에 팀제를 도입하는등 결단을 내려야 할 만큼 위기로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3년간 구조조정으로 인력은 줄었지만 고객의 욕구는 너무 다양해졌다. 국가고유업무이던 무역
진흥업무에도 민간 경쟁자들이 KOTRA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기업에 대해 고객들이 내리는 심판은
날이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다. 공기업도 서비스의 질이 엉망이면 살아남기 어렵다. 위기는 과거의
KOTRA가 고객의 평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25년차 처장과 13년차 과장을 팀장으로 함께 발령 냈다. 팀제개혁의 요체는.

고객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기위해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다. 결
제라인을 줄이고 권한과 책임을 위임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성과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팀장 역시 권한과 책임이 분명해져 윗사람보다는 고객의 눈치를 보게된다. 서열이 파괴돼 능
력과 지식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발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KOTRA는 어떻게 바뀌나.

수출활성화 지원기관으로서 의무를 다하기위해 본사기능을 대폭 축소시키고 핵심역량을 해외무역관
에 집중시켰다. 우리가 아무리 애지중지하는 사업이라도 고객이 달가와 하지않는다면 과감히 버렸
다. 외국인투자를 원하는지 기술협력을 원하는지 등 고객의 욕구(Needs)를 얼마나 중족시켰나(Meet)가
중요하다. 고객평가를 통해 성과가 낮은 조직은 매년 5%를 도태시킬 계획이다.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정부예산에 의존하는 국영기업체는 정부의 개혁의지와 방향에 맞춰 변신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기구 인원축소등 외형적 다운사이징은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공기업 스스로 업무 방식을 바
꿔야 할 때다. KOTRA에 지원되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계속 지원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 팀제가 정
착돼 진정코 달라진다면 KOTRA의 서비스도 유료화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서비스가 공짜면 주는 쪽도
책임감이 없지만 받는 쪽도 나쁜 서비스에 항의를 못한다. 3~4년후에는 예산의 25%는 자체조달 할 계
획이다. 정부로부터는 바람직한 개혁모델로, 기업으로부터는 책임감 강한 서비스기관으로 변할 것이
다.

KOTRA의 개혁이 성공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사람중심의 경영이었다. 직원과의 대화를 많이 가졌고
전문가도 많이 만났다.일본의 성공한 기업 미즈미상사를 컨설팅한 다까하시 슌키는 “능률 올리자
는데 공기업이라고 해서 안될게 없다. 인센티브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실패한다. 엘리트들에게는 일
에 대한 성과와 보람을 주면 만족한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GE의 잭
웰치는 자기시간은 직원과 대화하는 데 80%, 직원시간은 40%를 교육받는데 쓴다고 한다. 직원들이 따
라와 주고있어 1년반내에 새 체제를 정착시킬 수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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