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벤처기업인들은 왜 공동대표를 선호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여성 기업인의 경영능력과 무관하게 사회에서 여성CEO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창업을 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에 가까운 것이 한국벤처기업의 현실이다.
이영아컨텐츠코리아 사장(35)은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의실에서 벤처를 포함한 중소기업
를 경영하고 있는 여성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간담회에는 여성기업인들이 느끼는 고통
은 기존 오프라인 여성기업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큰 고통을 느끼는 것은 전통산업에 적용되던 기업문화가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적용되
는 점이었다. 투자 자금을 받을 경우에도 여성이면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않고 신용등급이 A인 여성들
이 개인대출을 신청할 경우 가능하지만 기업법인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존 물적 담보외에도 남편이 공동으로 연대 보증을 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미
혼 여성인 경우 아버지가 연대 보증을 서야만 융자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려해도 미혼여성인 경우는 신청서 자체를 작성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폐쇄적이
었다.
지난 98년 교육 포털 사업에 뛰어든 김모씨는 자신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보증서
를 신청했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한다. 남편이 연대 보증을 서지 않을 경우 보증서를 내줄 수 없
다는 말에 할 수 없이 남편이 보증을 섰다. 그리고 아예 남편과 공동대표로 법인등록을 바꿔버렸다.
육아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도 똑같은 일을 당했다. 할 수 없이 무역업체를 경영하는 아
버지를 대표이사로 등록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자금을 융통하거나 사업 제휴를 맺는 등 바깥일을
맡고 저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컨텐츠를 만드는 내부적인 책임을 모두 지는 형식으로 역할 분담을 한
다”고 말했다.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주는 영상벤처 기업인 박씨는 정부의 차별적 관행을 경험했다. 지난
해 문화관광부가 연리 3.5%까지 자금을 영상벤처기업에 지원해 주겠다는 내용을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에서 확인하고 신청을 했다가 난감을 일을 당했다. 자신의 은행 등급이 아무리 좋아도 여성 기업인이
라는 이유만으로 정부 자금을 활용 할 수 없어 거래은행에서 9.8%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았다. 그는
“공중파 방송에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제작 할 수 있는 계약서가 있고 보증인도 세웠지만 정부자금
을 지원 받는다는 것은 어려웠다”며 “결국 문화관광부는 그 자금을 신청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는 궁색한 핑계만 늘어놓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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