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쏠림현상 시장발전에 도움 안돼”

인터뷰-칸서스자산운용 김영재 회장

지역내일 2007-05-16
10년이상 장기투자 유도해야
“철새 펀드매니저 문제 심각”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은 자산운용업계의 안일한 시각에 강한 일침을 놓았다. 해외펀드로의 쏠림현상에서 자산운용사들이 책임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10년이상 장기 투자로 유도하지 못하고, 펀드매니저들은 고객과 약속을 뒤로 한 채 입맛따라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고객과의 불신의 골을 키워왔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공직생활 30년을 뒤로 한 채 시장에 참여하게 된 데는 공직에서의 리스크 관리와 경험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하면서 공무원 출신을 ‘낙하산 인사’로 너무 부정적으로만 치부하는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04년 추진했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미련을 보이면서 향후 우리금융지주 매각에도 기회가 닿는대로 참여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자산운용협회 역할 강화해야 = 김 회장은 “자산운용협회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며 입을 뗐다.
그는 “앞으로 3년간은 간접투자문화가 정착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협회가 진지하게 금융환경에서 자산운용업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 지 판단하고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해외펀드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를 계도하는 것은 자산운용사의 몫”이라며 현재 해외펀드로의 쏠림현상에 문제가 있음을 강하게 지적했다. 우리나라 투자시장도 몸값이 매겨지면 해외 못지 않다는 분석을 깔고 있었다.
10년이상 장기투자문화를 만들어줘야 하며 이는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내 놓았다.
그는 “투자자들이 광고보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펀드 여러 개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10년이상 투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러한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만드는 데 자산운용협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이상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음을 확신했다.
그는 “일정금액을 3년이상 펀드에 투자하면 시중금리의 2~3배의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선진시장에서도 이미 증명됐다”며 “적립식펀드는 장세의 흔들림없이 일정비율의 적립금을 넣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분석 전에 자신을 분석하라 = 자산운용을 하는 펀드매니저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김 회장은 “남의 돈을 부풀려주겠다고 약속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쉽게 (회사를) 옮겨버린다”며 “이것은 기만”이라고 단정지었다. 펀드를 분석하려면 자기부터 분석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는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기전에는 최소한 2~3년은 있어야 한다”며 “이런 부분도 자산운용협회의 고민거리”라고 제시했다. “펀드매니저는 펀드고객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지만 특수관계직이라 이직을 통제할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점에서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손 놓고 있나 =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김 회장은 “펀드총량제를 도입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며 금융감독원 시절의 주장을 제시했다. 펀드평가에 대해서도 좀더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감원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500억원이상짜리만 평가대상에 올리도록 해야 한다”며 소형펀드의 난립을 우려했다.
또 “우리나라 PEF(사모펀드)가 외국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바꿔줘야 한다”며 “특히 앞으로는 증권시장이 개인이나 외국인이 아닌 펀드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펀드투자에 증권저축과 같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통합법 발효 이후는 =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될 2009년 이후 외국자산운용사에 의해 자본시장이 평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전문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은행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은행에서 자신들의 펀드를 팔아주니까 쉽게 영업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자회사도 좋지만 다른 회사 것도 같이 팔아야 (서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지원을 제외하면 은행을 모회사로 둔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한다 =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생존전략은 선순환구조. 이게 무너지면 6개월도 버티기 어렵다.
현재 자원을 극대화해 수익을 올리면 우수 인력이 몰리게 된다는 게 그가 제시한 선순환 구조다. 30년 공직경험과 안 어울리게 그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소형운용사가 수익률이 좋아 이익이 많이 나면 직원들 대우가 좋아지고 직원들은 더 나은 소득을 위해 일도 열심히 하게 되지만 소득이 나빠지면 쉽게 다른 데로 이동한다”는 것. 자산운용사는 6개월만 수익을 못 내면 곧바로 외부에 알려지고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에 관심” = 김 회장은 2004년 6월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칸서스의 태생이 우리금융지주 매입에 있었기에 그렇다.
그는 당시 우리금융지주 매입계획이 담긴 설명서를 보여주며 “너무 아까워서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9168원에 사려고 했다”며 “그때 인수했으면 126%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여전히 우리금융에 강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돈 되는 데는 다 관심이 있다”며 “우리 것은 우리가 값을 매기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공직에 있다가 오는 사람을 ‘낙하산 인사’로 일방적으로 낙인찍는 풍토에 대해서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문관료의 일방통행식 낙하산에도 문제는 있지만 이들의 가치를 너무 평가절하해 무시하는 것은 커다란 사회적 손실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과거의 관록은 효율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안찬수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김영재 회장과 칸서스 자산운용은

김영재 회장은 증권감독원 검사국장과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까지 지낸 후 곧바로 시장에 들어와 ‘시험대’에 섰다.
지난 2004년 5월에 칸서스자산운용을 설립하며 대표이사 회장으로 일하자 주위에선 ‘비록 한국투자공사 경험과 증권관련 업무를 많이 해 왔지만 성공할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칸서스는 설립 1년반만에 적자를 극복하고 독립운용사로 우뚝 섰다. 수익의 3분의 1은 인센티브로 직원들에게 돌아간다. 분배를 잘 해야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5년쯤 지나면 시장에서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인에 대한 평가도 칸서스 직원에게 받겠다며 미뤄둔 상태다. “직원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면 나도 최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05년(2004년 5월~2005년 3월)에는 15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2006년과 2007년엔 각각 16억원, 27억원의 이익을 내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수탁고가 2004년말 2357억원에서 올 3월말엔 1조7215억원으로 늘었다. 2년간 9개 펀드 수익률도 54.60%로 업계 6위에 올라섰다.
2004년 10월에 만든 대표펀드인 칸서스 하베스트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이 94.48%에 달한다.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25.82%나 높은 수치다. 직원수는 54명이다.
김 회장은 “자통법이 통과되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M&A가 많아질 것으로 막연히 예상하지만 실제는 다를 수 있다”면서 “작고 강한 운용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충분히 보상해주고 18일 주주총회에서는 회사설립이후 최초로 주주배당도 결정할 것”이라며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내부유보 등 자기자본 확보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도 빼놓지 않고 매주 청계산을 오르며 사업을 구상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