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여전사’ 이혜훈 - 진수희

지역내일 2007-04-13
이 육박전 피하지 않는 경제전문가
진 육아·여성 정통한 캠프대변인

박근혜-이명박 양 캠프에는 여성이지만 누구보다 목소리 높은 두 명의 의원이 있다. 남성의원들 틈바구니에서 극소수 여성의원으로 머물지 않고 남성보다 앞장서 상대편과 일전을 치르기 때문에 이들을 부를 땐 ‘여전사’라는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이혜훈 의원(박근혜 캠프)과 진수희 의원(이명박 캠프). 이들은 양 진영의 대표적인 여성의원이고, ‘전사’로 꼽힌다. 캠프 대 캠프로 붙을 때면 언제나 선두에서 깃발을 든다.
싸움에만 능한게 아니다. 두 의원은 해외박사라는 이력을 갖췄고 자기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여성과 새 얼굴에 대한 배려로 여의도에 입성한 점도 공통점. 두 의원 모두 경제학 교수 남편, 자녀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두 사람에 대한 평가를 부탁받은 한 당직자는 “과거 여성계 출신 의원이 가졌던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고 새로운 여성의원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 김태호 의원을 시아버지로 둔 이 의원은 2004년 서초갑 지역구에 공천받아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 의원은 초선임에도 △한나라당 제3정책조정위원장 △원내부대표 △공천심사위원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박 캠프를 대표해 각종 토론회에 나가거나 언론 취재에 응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분야 공약도 연구한다.
박측의 최경환 의원은 “(이 의원은) 경제마인드와 정책마인드를 고루 갖춘 캠프의 인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의원은 “실력만 갖춘게 아니라 조직이 원하면 기꺼이 자기 몸을 내던져 전투를 벌인다는 점이 그만의 강점”이라며 “박 전 대표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고 전했다.
‘전문가+여성’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신뢰성 높은 저격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싹싹한 성격과 정치감각이 뛰어나 대변인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출신의 진 의원은 전국구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본인의 전공(사회학)대로 교육과 보육, 여성 등 사안에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성폭력범 전자팔찌법안 등을 주도해 이목을 끌었다. 이 캠프측에서는 이성권 의원과 함께 언론을 맡아 이 전 시장을 알리고 상대편을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캠프측 이성권 의원은 “(캠프가) 필요로 할땐 자기 몸을 사리지 않지만, 항상 논리적으로 상대편을 설득하는 합리적인 분”이라고 평가했다. 목에 핏대만 세우는 싸움꾼이 아니라 상대방을 스스로 무릎 꿇게 만든다는 부연설명이다. 개인적 인연 때문에 쏠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역할을 잘 수행한다는 점에서 조정자역할에 대한 기대도 높다.
두 의원은 해외에서 어렵게 공부를 마쳤다. 이 의원은 미국 유학시절 남편(연세대 경제학과 김영세 교수)을 만나 아들 셋을 키우면서 공부하는 악바리 근성을 보였다. 진 의원은 KDI연구원 시절 남편(한양대 경제학과 김재원 교수)을 만나 두차례 유학을 떠난 끝에 박사학위를 손에 넣었다. 아이 둘과 남편을 한국에 떼어놓고 두 번째 유학을 떠나기도했다.
두 사람에 대한 쓴소리도 적지않게 들린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너무 ‘올인’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혜훈’이라는 정치인은 없어지고 ‘박근혜 사람’만 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목소리가 너무 높아 책임질 수 없는 말도 가끔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진 의원에 대해선 ‘무색무취’한 측면이 제기됐다. 한 당직자는 “최근 캠프에서 대언론역할을 맡기전까지 이렇다할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전국구 배려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정치인 진수희’로 거듭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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