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양육 친화기업을 찾아서 ③한국애보트

지역내일 2007-03-23 (수정 2007-03-23 오전 8:25:29)
“엄마의 방에서 아기 사진 보며 유축해요”
직장 여성 모유수유 배려 … 바이러스 감염 위험 신생아 의료비 지원

“애보트 ‘엄마의 방’을 제 방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산휴가 뒤 모유수유를 계속할 수 있을지 너무나 걱정을 많이 했었죠. 마땅한 휴식공간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유축을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 초 제가 회사로 복귀하던 때 ‘엄마의 방’이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아늑하게 꾸며진 방에서 아기 사진을 보며 유축을 할 수 있어 더 잘되는 것 같고요.”
다국적제약사 한국애보트 송현실(32) 과장은 요즘 너무 행복하다. 송 과장은 지난해 9월 첫 아기를 낳았다. 3개월 출산휴가를 보낸 뒤 올 초 회사에 출근했다. 모유수유를 고집한 송 과장은 출근 뒤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송 과장이 출근할 무렵 회사에 ‘엄마의 방’이 생긴 것이다. 마음 편하게 방에서 유축을 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집에 돌아와 아기를 안고 모유를 먹일 수 있게 됐다.
그는 “모유수유를 하면서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이제 ‘엄마의 방’에서 편하게 유축을 할 수 있게 됐으니 더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모유수유실이 없었다면 화장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아기를 키우는 엄마로써 너무나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워킹 마더스(Working Mothers)라는 잡지는 2005년 이래 글로벌 애보트를 일하는 엄마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송 과장은 최근 ‘엄마의 방’을 이용한 소감을 이 잡지에 보내기도 했다.
한국애보트의 ‘엄마의 방’은 5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며 아기 사진을 벽에 걸어둘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방에는 편안한 소파와 냉장고, 유축기가 설치돼 있고 육아 및 건강 서적과 정보 등이 비치돼 있다. 출산 전 여성들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공간은 지난 1월 11일 마련됐다. 현재 매일 4~5명 정도의 직원들이 유축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고령 출산과 시험관 아기 시술, 여성 직장 생활 활성화 등으로 저체중아 출산이 증가하고 있다. 저체중아나 미숙아 등은 RS(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다. 영유아 호흡기질환의 원인인 RS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증세를 보이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만성폐질환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은 아기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한국애보트는 이들 아기를 보호하는 ‘RS 바이러스 감염 예방 프로그램’을 신설해 직원 자녀 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라만 싱 한국애보트 사장은 “애보트는 ‘생명을 위한 약속’이라는 경영 철학의 일환으로 여성 직원들을 위한 편안한 산전후 유축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직장 여성들의 모유 수유율이 생후 3개월까지 34.9%를 유지하다가 6개월에는 11.9%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에서 수유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에 직장 여성들의 모유수유 지속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협회와 함께 모유수유실 마련

애보트는 세계적인 토털 헬스케어 회사이다. 영양 식품과 진단 기기, 의약품 등 의료분야의 다양한 제품을 연구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6만5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130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애보트는 다양한 전문의약품과 진단 의학장비, 당뇨측정기, 소아 및 환자 영양 제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본사와 안산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지에 지방사무소를 두고 있다. 현재 임직원 수는 300명이며 여성직원 비율이 높다. 영업직을 제외한 내근직의 50% 이상이 여성이다.
이 회사는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아기와 엄마가 행복한 방 모유 착유실 설치 캠페인’의 일환으로 ‘엄마의 방’을 지난 1월 개설했다. 여성 직원들의 휴식과 유축을 지원함으로써 건강한 출산과 모유수유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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