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와 ‘빚테크’

지역내일 2007-03-02
요즘 금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금리가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고있기 때문이다. 흔히 ‘저금리’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빚진 입장에서는 ‘저금리’란 터무니없는 소리다. 이자는 늘 비싸게 느껴지고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한숨소리는 계속 깊어 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빚테크’다. 빚테크의 핵심은 금리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금리가 낮으면 부채에서 벗어나는 기간도 짧아진다. 더욱이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한푼이라도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더 절실해졌다. 금리 상승기에 꼭 필요한 빚테크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빚테크의 시작은 ‘주거래은행 만들기’이다. 싼 금리로 대출 받기 위해서는 주거래은행을 정해서 꾸준한 거래를 통해 신용등급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디서나 단골이 대접 받듯이 은행도 우수고객에게는 금리인하쪾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중에 은행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할 생각이라면 쉽고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주거래은행을 꼭 만들어 놓아야 한다.
다음은 ‘정보수집’이다. 시간을 들여 정보를 수집하면 같은 물건이라도 훨씬 싼 값에 살 수 있다. 돈을 빌릴 때도 마찬가지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서두르다 보면 정작 챙겨야 할 것을 놓치기 쉽다. 바로 ‘금리’다. 특히 간단하고 편리한 대출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더라도 이자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신용카드대출은 번거로운 절차나 서류제출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하지만 금리는 연 20%대를 웃돈다. 반면에 복잡하고 까다로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이에 훨씬 못미친다. 따라서 부동산이 있다면 당연히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을 이용해야 한다. 간혹 담보대출이 설정비와 중도상환 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든다고 해서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부대비용을 따져도 대체로 부동산 담보대출이 더 저렴하다. 가입해 놓은 예금상품이 있다면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이자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예금 담보대출은 설정비와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담보대출 금리보다 더 간편하고 부담 없이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출상품의 종류에 따른 금리의 차이를 꼼꼼하게 비교해보는 것이 빚테크의 기본이다. 예컨대, 신용대출 안에서도 대출상품별로 금리는 달라진다. 단기간에 돈이 필요한 경우라면 마이너스 통장대출, 신용대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의 순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신용대출에 비해 약간 더 금리가 높지만 조기상환에 따른 수수료 부담 없이 그때그때 필요한 돈만 찾아 쓰고 이자는 실제 사용한 액수와 기간만큼만 내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주 돈을 빼 쓰는 경우라면 신용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 또 인터넷대출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푼이라도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할 경우 금융기관과 금액에 따라 연 1.0%p이내에서 금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 상환방법에 따른 장단점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대출금 상환방법에는 계속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한꺼번에 상환하는 ‘만기일시상환방식’과 원리금을 나눠 조금씩 갚아가는 ‘분할상환방식’이 있다. 그리고 분할상환방식에도 매달 같은 금액을 상환하는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과 원금을 분할상환하면서 매달 이자가 줄어드는 ‘원금균등분할상환방식’이 있다. 당장에 나가는 이자만 따지면 만기일시상환,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원금균등분할상환 순으로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자 부담은 원금이 빨리 줄어드는 원금균등분할상환방식이 가장 작다. 따라서 대출금 상환방식의 장단점을 비교해서 자신의 재무상태와 자금계획에 적합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금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항상 금리의 움직임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금리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출 은행을 옮길 때는 저당권 설정비 등 부대비용과 절감되는 대출이자의 차액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보통 대출금 잔액이 1천만원 이상이면서 대출금리가 연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고 남은 기간이 1년 이상이라면 대출 은행을 옮기는 것도 바람직하다.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로 돈을 불릴 궁리만 하지 새나가는 이자에 대해서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을 잘 빌려 쓰는 것’도 훌륭한 재테크다. 예금금리 1%를 더 받기 보다는 대출금리 1%를 줄이는 것이 더 많은 돈으로 되돌아올 때가 많다. 항상 대출을 받을 때 어떻게 하면 금리부담을 낮출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렇게 필요한 돈을 빌리면서도 이자를 적게 내는 것이 바로 ‘빚테크’의 지혜다.

국민은행 연구소 박철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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