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신시 뮤지컬컴퍼니 후원회장 '여래사' 주지 정우 스님

"부처님 세상 예술로 열겠습니다"

지역내일 2001-03-19

"예술로 여는 극락세계를 아십니까."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정발산 자락에 자리잡은 통도사 일산포교당 여래사. 이 곳은 여는 사찰과는 다른 모습과 소리를 가지고 있다.

가끔 '할렐루야'를 외치는 소리도 들리고, 춤과 노래로 생동감 있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곳 여래사 지하 1층에는 다름아닌 뮤지컬 전용극장이 들어서 있다.

수행자인 스님과 현란한 춤과 노래가 특색인 뮤지컬의 만남은 다소 어색한 듯도 하다. 그러나 스님은 자신이 주지로 있는 절안에 극장을 만들어 공연을 할 만큼 열렬한 뮤지컬 애호가이자 후원자다.

지난 2월 3일 여래사 지하 극장에서는 개막공연으로 '렌트'와 '시카고'를 이틀간 올려 전회 매진시킨바 있다. "어떻게 절에서 '섹시 뮤지컬'을 공연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는 "법당이 부처님을 만나는 곳이라면 극장은 공연을 만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89년 서울 구룡사 건립시 그곳에 극단 신시의 사무실과 연습실을 입주시키면서 본격적인 뮤지컬 광이 됐다. 스님은 이후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사무실 운영비 뿐만 아니라 작품제작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웬만한 공연은 다 관람했다. 예수가 주인공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도 관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시의 공연이 끝난 후 열리는 '쫑파티'에도 참가, 단원을 격려하기도 한다.

정우 스님은 지난 84년 신시의 초기 멤버가 광화문 세실극장에서 공연했던 '님의 침묵'mf 보고 매료돼 매일 공연을 보러 가면서 신시와의 인연을 쌓았다.

"우리 공연계가 정말 영세하고 대접을 못받고 있어. 극단 살림은 더할 나위 없지.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은 놈이 도와야 하지 않겠어. 종교와 예술이 한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함께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거지." 예술과 불교의 다른 차원에 놓고 설파하지 않는 정우 스님이다.

그는 열다섯살인 1965년 우연히 스님의 설법을 듣고 출가를 결심, 행자 시절부터 문학전집과 사상전집을 읽으며 동서양 문화사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또 30대에는 사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종교는 삶의 윤활유이자 비타민이어야 한다"며 지난 89년에는 구룡사 안에 노래방 기기를 설치, 1주일에 한 번씩 '노래방 법회'를 열기도 했다. 스님은 "서울 근교에 13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을 마련할 계획으로 문화와 함께하는 부처님 세계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일산 여래사 지하 공연장은 앞으로 지역 청소년 문화와 공연 문화를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지하 공연장은 무대장치와 음향 시스템에서 서울 무대에 버금가는 시설로 콘서트 공연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정우 스님은="">
1965년 양산 통도사에 출가, 불가 입문. 대한불교 조계종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 일산 포교당 여래사 주지스님. 서울 문정동 분원 법계사를 비롯, 국내 10개와 호주 정법사를 비롯한 국외 4개사 주지. 월간 '붓다', 도서출판 일주문, 진리의 전화, 결혼 상담실, 구룡유치원 등 13개 유치원 운영. 현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 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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