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해외부문만 살릴듯

파산여부 결정 1달 연기 … 리비아공사 유지

지역내일 2001-02-12 (수정 2001-02-12 오후 3:23:45)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회계법인의 실사보고로 파산의 위기에 직면한 동아건설이 불법적
인 분식회계 사실을 자인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해외부문만 살리는 방안으로 가
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식회계 자인= 동아건설은 지난 9일 법원에 분식결산에 대해 자신신고를 했다. 그 규모는
7000억원. 지난 88년∼97년까지 10년간 환율을 조작, 해외공사의 매출을 부풀리는 방식을 사용
해 왔다. 동아건설이 이렇게 스스로의 불법적인 분식회계사실을 자백한 것은 파산을 모면하려는 고
육지책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동아건설은 자산을 많게 보이게 하기 위해 이미 회수된 국내
외 매출채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해 왔는데 이것이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과정에서 채
권회수 기일이 늦어져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작용했다는 것이다.
동아건설 관계자도 “법원에 제출된 삼일회계의 의견서는 분식회계에 근거한 잘못된 분석”이라며
“분식회계의 거품의 걷힐 경우 계속기업가치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원도 동아의 분식결
산 주장이 나오자 파산결정을 한달 연기했다. 분식회계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동아건설의 경제
성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당시의 임직원들과 회계법인의 사법처리
도 예상돼 자칫 제 2의 대우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 전망 = 분식회계문제로 법원의 파산결정이 한달간 연기됐지만 동아의 회생은 어렵다는 것이 전반
적이 시각이다.
진념 부총리도 9일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동아건설의 청산은 불가피하며 리비아 공사는 계속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동아건설의 파산을 전제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음을 나
타내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도 동아건설이 파산하더라도 법적 실체는 남아있으므로 리비아측이 양
해하면 대수로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고 말해 파산을 전제로 해외공사에 대한 대책마련이 가능
함을 시사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동아건설은 생존하더라도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해외부문을 중
심으로 최소한의 사업규모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건설이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사업을 정리할 경우 분양보증 대상이 아닌 재개발 재건축 아파
트의 6000여 가구 계약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동아건설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14건 70억 달러 규모의 해외공사를 진행중에 있고
시공잔액은 4억5000만 달러 수준이다.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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