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위원장 이부영)이 합법화 1년만에 학교현장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는 중심 세력으로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교직사회의 '비주류'로 통하던 전교조가 이같은 호평을 받게 된 것은 지난달 서울,
충북, 전남, 전북 등 4개 지역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 결과, 전교조 출신 후보가 기
대치 이상의 선전을 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전남 교육감 선거 1차 투표 결과, 전교조 전남지부장 출신의 고진형 후
보(51·교육위원)가 총 유효투표수 7천6백64표 중 31.21%인 2천3백92표를 얻어 4명의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 교육감 당선이 유력시되는 기염을 토했다.
선거 과정에서 전남지역 전교조와 시민단체 측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던 고 후보는 2
위를 차지한 정영진 후보(61·교육위원)보다 2백63표 앞서는 위력을 과시했다.
또 유인종 후보(68·현 교육감) 등 9명의 후보가 난립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김
귀식 전 전교조 위원장(65)은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 유 후보와 결선까지 맞붙는 접전을
펼쳐 '의외의 결과'라는 찬사를 들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2차 투표 결과 총 유효투표수 1만9백30표 중 40.79%인 4천4
백58표를 얻는데 그쳐 6천4백72표(59.21%)를 득표한 유 후보에게 밀렸지만 이번 교육감 선
거 과정에서 유 후보보다 오히려 더 주목을 받은 인사였다.
이밖에 지난달 20일 있은 전북 교육감 선거 1차 투표에서도 전교조 출신 이미영 후보(40)가
유효투표수 6천8백34표 중 1천63표(15.5%)를 득표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충남 교육감
선거에서는 전교조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의 '전교조 약진'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서울·전북의 경우 현 교육
감 출마라는 악조건 속에서 이룬 결실이라는 점 때문. 실제로 전교조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전남의 경우 현 교육감은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정진후 전교조 사무국장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가장
정확히 반영된 곳은 전남지역 단 한 곳으로 보인다"며 "서울·전북지역의 경우 기득권을 가
진 현 교육감 후보들의 영향력 아니었다면 전교조 출신 후보의 득표수가 크게 달라졌을 것"
이라고 말했다.
신일용 기자 shiniy@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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