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도서관 놀러가요.”
작은 도서관 하나가 지역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 자리한 ‘부평기적의 도서관(관장 최지혜)’. 올해 3월 문을 연 이곳은 평일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찾고 있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친구들끼리 놀이터에 가듯 도서관을 찾는다.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보통 ‘도서관’과는 천지차이다.
“처음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엎드려 있고 즐겁게 놀이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하더군요. 도서관이 이렇게 재밌고 자유스런 곳인 줄 몰랐다는 주민들이 많아요.”
최지혜 관장의 말처럼 주민들에게 ‘기적의 도서관’은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도서관이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도서관 덕분에 집값도 올랐다고 한다.
◆수도권 첫 기적의 도서관 = 부평기적의도서관은 비영리 민간단체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이 문화방송 ‘느낌표’ 프로그램과 함께 2003년부터 시작한 어린이 전용도서관 건립사업으로 만들어졌다. 전국에서 아홉 번째,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기적의 도서관이다.
지하1층 지상2층의 아담한 크기에 바닥 전체가 온돌마루다. 책나라(열람실) 엄마랑아가랑(유아방) 이야기숲 등 어린이공간이 있고, 책장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3단 이하로 진열돼 있고, 아예 바닥에 눕혀 놓은 책장도 있다. 과학 문학 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책 2만권을 보유하고 있다. 1층엔 아예 책상과 의자가 없다. 대신 쿠션으로 꾸며진 ‘독서수영장풀’과 창틀, 기둥 옆에서 책을 보거나 안방처럼 누워서 읽는다. 복층구조의 시원한 공간에 전면이 유리창으로 설계돼 도서관 뜰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 관장은 “도서관은 그야말로 책과 노는 놀이터이자 자유분방한 학습공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순히 책만 읽고 가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상설프로그램과 특별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인 ‘옹달샘’과 ‘책 놀이 쿵’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주말에 하는 그림자극과 옛놀이 한마당도 인기다. 매주 금요일은 견학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지역주민이 주인 = 부평기적의도서관은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곳이다. 직원은 관장을 포함해 5명에 불과하지만 60여명의 교육된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 지도와 각종 프로그램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최 관장은 “임직원들이 좋은 시설과 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올바른 도서관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주민들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 도서관이 지향하는 독서문화는 온 가족이 함께 도서관에 와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부모들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다. 훗날 부모님이 그랬듯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러 도서관을 찾는 ‘독서내림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것.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최 관장은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학원보다 도서관에 아이를 보내는 게 더 낫다는 주민들도 있어요. 실제 도서관 때문에 이리로 이사 온 주민도 있고요. 맹모삼천지교란 말이 요즘엔 학교 대신 도서관으로 바뀌고 있는 거죠.”
직원들은 “도서관 바닥에 엎드려 책을 보다가 책을 이불 삼아 잠든 아이, 손녀에게 책 읽어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와 아이들이 놀이방 수준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유아의 경우 성인 동반자와 함께 출입해야하는 규정 등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등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최 관장은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일고 도서관에서 서로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엄마들의 공동체 문화광장으로 도서관이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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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 하나가 지역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 자리한 ‘부평기적의 도서관(관장 최지혜)’. 올해 3월 문을 연 이곳은 평일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찾고 있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친구들끼리 놀이터에 가듯 도서관을 찾는다.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보통 ‘도서관’과는 천지차이다.
“처음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엎드려 있고 즐겁게 놀이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하더군요. 도서관이 이렇게 재밌고 자유스런 곳인 줄 몰랐다는 주민들이 많아요.”
최지혜 관장의 말처럼 주민들에게 ‘기적의 도서관’은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도서관이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도서관 덕분에 집값도 올랐다고 한다.
◆수도권 첫 기적의 도서관 = 부평기적의도서관은 비영리 민간단체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이 문화방송 ‘느낌표’ 프로그램과 함께 2003년부터 시작한 어린이 전용도서관 건립사업으로 만들어졌다. 전국에서 아홉 번째,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기적의 도서관이다.
지하1층 지상2층의 아담한 크기에 바닥 전체가 온돌마루다. 책나라(열람실) 엄마랑아가랑(유아방) 이야기숲 등 어린이공간이 있고, 책장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3단 이하로 진열돼 있고, 아예 바닥에 눕혀 놓은 책장도 있다. 과학 문학 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책 2만권을 보유하고 있다. 1층엔 아예 책상과 의자가 없다. 대신 쿠션으로 꾸며진 ‘독서수영장풀’과 창틀, 기둥 옆에서 책을 보거나 안방처럼 누워서 읽는다. 복층구조의 시원한 공간에 전면이 유리창으로 설계돼 도서관 뜰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 관장은 “도서관은 그야말로 책과 노는 놀이터이자 자유분방한 학습공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순히 책만 읽고 가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상설프로그램과 특별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인 ‘옹달샘’과 ‘책 놀이 쿵’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주말에 하는 그림자극과 옛놀이 한마당도 인기다. 매주 금요일은 견학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지역주민이 주인 = 부평기적의도서관은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곳이다. 직원은 관장을 포함해 5명에 불과하지만 60여명의 교육된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 지도와 각종 프로그램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최 관장은 “임직원들이 좋은 시설과 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올바른 도서관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주민들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 도서관이 지향하는 독서문화는 온 가족이 함께 도서관에 와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부모들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다. 훗날 부모님이 그랬듯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러 도서관을 찾는 ‘독서내림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것.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최 관장은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학원보다 도서관에 아이를 보내는 게 더 낫다는 주민들도 있어요. 실제 도서관 때문에 이리로 이사 온 주민도 있고요. 맹모삼천지교란 말이 요즘엔 학교 대신 도서관으로 바뀌고 있는 거죠.”
직원들은 “도서관 바닥에 엎드려 책을 보다가 책을 이불 삼아 잠든 아이, 손녀에게 책 읽어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와 아이들이 놀이방 수준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유아의 경우 성인 동반자와 함께 출입해야하는 규정 등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등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최 관장은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일고 도서관에서 서로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엄마들의 공동체 문화광장으로 도서관이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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