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양’후유증 우려된다(어깨)실망 커‘오른것 이상 하락’우려

유동성장세 무산·외국인이탈 조짐 … 경기회복이 관건

지역내일 2001-03-04


종합주가지수가 연초 올랐던 만큼 빠르게 미끄러지고 있다. 이미 연초대비 절반가량 지수 상승률을 까먹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60선 마저 무너졌다.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이 힘 한번 못쓴 한 주였다. 그동안 지적돼온 관치주가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지난 2일 경제장관회의에서 다시 증시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무기력해 보인다. 특히 그동안 유동성장세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후유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가가 올라야 시중 부동자금이 들어 올 수 있다던 정부 기대는 무산되고 말았다. 특히 외국인이 서서히 매도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정부 증시대책이나 기관투자가 사정 그리고 수급여건으로는 통제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그동안 오른 것 이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큰 상황이다.

◇외국인 발빼려나=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연초이후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는 외국인 매수와 금리 하락이 주 요인이었다. 당분간 연초 같은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금리 하락도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 따라서 3월중 수급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초 외국인 매수는 지난해 선진국 시장에 비해 이머징 마켓 특히 아시아지역의 주가 하락이 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서 발을 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머징마켓에서의 주가 하락이라는 메리트가 줄어든 만큼 외국인 매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 주목되는 것은 2월 한달동안 외국인 주요 매도종목중 28.8%가 반도체와 통신관련주 였다는 점이다. 해외 통신과 반도체 주가 약세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매매가 계속 이어질 경우이다. 2월말 현재 외국인 보유량중 IT관련주 비중이 60%에 달하고 있다 .IT관련주의 수익전망이 좋지 않고 해외 관련주 주가의 약세가 계속되면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외국인 매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 재료 약발 시작도 안됐다.=국고채 수익률이 한 때 5.0%까지 떨어졌지만 아직은 “금리 하락=유동성 장세’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을 보면 금리 하락이 끝나기 직전, 즉 금리 방향이 불투명해지는 시점부터 은행 요구불예금이나 투신사 MMF등이 증가하는 부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실제 증시로 자금유입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정부 금리인하는 결국 유동성장세 분위기를 조정하기 위한 하나의 제스춰 정도로 이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사례에도 이점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금리가 20%에서 10%까지 하락한 92년, 또 30%에서 8%까지 하락한 99년 모두 금리하락이 마무리되기 직전부터 요구불 예금 증가액이 늘어났다. 금융시장은 금리가 크게 하락한 후 2월에만 MMF가 15조원이상 증가하는 등 자금이 부동화되는 단계로 지적된다. 투자자들이 경험했던 금리와 실제금리사이에 차이가 커졌기 때문인데 낮은 금리에 적응하는 시기까지 부동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요인이 당분간은 없다는 얘기다.

◇유동성장세 기대 무산=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계기는 단기적으로 미국 주가 상승이 선행돼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경기회복이 꼽히고 있다. 최근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다는 기대가 커졌지만 주식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미국 주식시장 역시 경기 회복 형태에 대한 논쟁이 거듭되고 있으며 상반기중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어려워 주가 상승요인이 되기 힘들다. 최근에 부동화된 자금 역시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상승 탄력을 크게 하는 요인은 되지만 단기적으로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3월중 유동성 장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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