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카지노’ 6∼7개 업체 경쟁

2곳 정도는 신규 허가 전망속 정치권 줄대기, 상호비방 치열

지역내일 2001-03-02 (수정 2001-03-02 오전 8:46:18)
정부의 외국인 카지노 증설 허가설이 끊이질 않으면서 ‘황금알’ 카지노 설치 허가권을 따려는 경
쟁이 치열하다. 특히 일부 카지노 업자들 사이에 오는 4월경이면 서울지역에 2∼3개 가량 카지노 설
치허가가 날 거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정치권 줄대기에 나서거나 막후에서 상호비방을 일
삼는 등 부작용마저 일고 있다.
◇현황= 현재 카지노 허가를 따기 위해 팀을 꾸려 활동중인 업자들은 6∼7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
다. 이들은 대부분 호텔업계를 중심으로 카지노 근무경력 20년 이상되는 베테랑들이 주축이 돼 움직
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카지노 유치 바람이 일게 된 것은 지난해 1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카지노 3곳을 허가하겠다고 언급한 게 계기가 됐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치밀하게 사전 정지작업을 벌
여온 팀도 있어 설치 허가권을 둘러싼 업자들간의 물밑 탐색전은 훨씬 그 이전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관광진흥법에는 외국관광객이 30만명 이상 증가했을 경우 새로 카지노 사업장을 허가할 수 있도
록 규정해놓고 있다. 따라서 서울의 경우 이런 요건이 충족됨에따라 강남과 강북에 최소 한 곳씩 2∼
3곳에 추가 카지노 허가가 날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이
언젠가는 내국인에게도 출입이 허용될 것으로 보고 초기 막대한 투자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너도 나
도 사업권을 따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줄대기 극심= 제주도를 제외한 서울, 부산 등 지역별로 허가된 카지노는 단 한 곳에 불과하
다. 34년 동안 독점체제를 유지해온 워커힐 카지노의 경우 지난 한해 순이익이 500억여원에 이른 것으
로 알려졌다. 카지노=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등식이 통용될 정도여서 카지노 사업은 허가 자체가 특
혜로 여겨져왔다.
따라서 권력 핵심실세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카지노 허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인식되면서 업자들 사
이에 정치권 줄대기가 한창이다. 카지노 사업에 참여하는 출자자들을 어떤 인물들로 구성하느냐와
이들에게 이익배당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업자들이 가장 신경쓰는 대목. 카지노 업계 주변에선 몇몇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청와대와 집권여당내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다.
이와같이 국내를 기반으로 뛰는 업자들이 대부분인 반면 일부는 일본내 민단과 손을 잡고 국내 카지
노 사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거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한 기업에게 일정 정도
의 지분를 요구하면서 한국정부를 상대로 사업권을 따내는 일은 민단이 맡는 등 역할 분담을 제안했
다는 것이다.
◇상호비방 등 부작용 속출= 카지노가 추가 허용될 경우 기존 업체들의 시장 잠식은 불을 보듯 뻔하
다. 여기에 신규 사업에 진출하려는 업자간 경쟁도 가열되면서 카지노 업계에선 서로를 견제하는 비
방과 음해성 언론 플레이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강남 오크우드 호텔이 허가도 나기
전에 카지노 설치 공사를 추진, 물의를 빚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업자들 사이에서 유력 후보가 아닌데도 언론을 탄 것은 신규사업 진출을 지연시키려는 업체간 세
력 다툼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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