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시간제 전담보육센터 ‘아가야’를 시작하며

지역내일 2006-07-28
시간제 전담보육센터 ‘아가야’를 시작하며
정 희 자 (한국YMCA 전국연맹 간사)

우리나라 출산율은 1.08%이다.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을 바라보며 정말 국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막상 아이를 낳아 기르는 당사자인 여성, 특히 일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고달픈 일이다.
일하는 여성이 베이비시터에게 아이를 맡기려면 최소 월 평균 80만~90만원은 들어간다. 그러나 육아문제는 단순히 영아를 둔 부모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아이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더라도 오후에 돌볼 사람이 없고 저녁시간도 망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주부들이 사회적 참여와 활동의 기회를 갖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육아문제다. 주부가 무슨 일을 하려해도 잠시라도 아이를 마음 놓고 돌봐 줄 공간하나 찾기 어렵다.
일하는 여성들이 육아문제를 이유로 사회활동을 그만두는 현실에서 주부의 자기계발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데도 사회적 논의와 대안마련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없다.
지금은 이처럼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함께 공유하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 정부와 기업은 자신의 책무에 걸 맞는 역할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높였던 시민단체도 시대의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요자를 중심으로 이들에게 과연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고민하고 모범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YMCA가 주도하는 시간제 전담 열린 보육지원센터 ‘아가야’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급한 일이 있으면 잠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 저녁시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달려오지 않아도 되는 가정까지 찾아가는 보육서비스. 저소득층이 자녀들을 안전하면서도 무료로 맡길 수 있는 그런 곳. 일반 직장인들도 값싸게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금자리가 만들어 진 것이다.
시간제 전담 ‘아가야’가 방송에 나가면서 장애인 한분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이를 늘 할머니가 돌봐 주셨는데 할머니의 나들이 길에 하루 아이를 돌봐 줄 수 있겠냐는 문의였다. 바로 이런 분들이 언제든지 손쉽게 믿고 도움을 요청 할 수 있는 곳이 ‘아가야’이다.
‘아가야’가 누구나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정말 많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앞으로 3년간 (주)SK의 지원과 노동부가 후원함으로써 저소득층은 무료, 일반인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적 재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저렴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유지할 수가 없다. 이러한 서비스센터가 도시의 동네마다 여기저기 생겨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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